금융 금융일반

반도체 수출 상승에 기업 체감 경기, 올해 '첫 반등'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7 06:00

수정 2024.03.27 08:21

한국은행,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전산업 업황BSI 69...전월보다 1p 상승
반도체 수출 호조에 대기업 업황실적 ‘쑥’
건설업 부진에 비제조업 전망, 여전히 ‘하락세’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밀집지역의 한 금속 제조·가공 업체에서 업주가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밀집지역의 한 금속 제조·가공 업체에서 업주가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중국산 철강 공급 과잉에 1차 금속이 하락했음에도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관련 대기업들의 제조업 업황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도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부동산업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 향후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제조업 경기 ‘소폭 반등’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실적BSI는 69로 전월보다 1p 상승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다음달 전체 산업 업황전망BSI는 71로 전월에 비해 1p 하락했다.

이달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 대비 1p 상승한 71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면서 1차 금속이 9p 하락했으나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은 업황 개선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이 14p 급등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나며 기타 기계·장비도 3p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3p 상승한 77로 나타나며 지난 2022년 11월(7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기업(75)도 2p 상승하며 지난해 11월(75)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중소기업은 65로 전월과 동일했고 내수기업은 모두 2p 상승했다.

제조업 매출BSI는 3p 하락한 77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떨어졌다. 내수판매(76)와 수출(83)이 전월에 비해 모두 2p 하락한 결과다. 채산성B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78로 나타났고 다음 달 전망(80)도 전월에 비해 1p 하락했다. 자금사정BSI는 전월보다 2p 상승한 81를 기록했고 다음 달 전망은 81로 전월과 동일했다.

다음달 전망지수는 1차 금속(-10p), 금속가공(-7p) 등이 하락하면서 73로 전월에 비해 2p 하락한 73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2p)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p), 중소기업(-2p), 내수기업(-2p)은 하락했고 수출기업(+1p)은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1차 금속이 많이 하락했고 석유정제·코크스도 부진했다”며 “다만 중국 수요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관련 부문들이 크게 상승한 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에 비제조업 업황 전망 ‘하락세’

비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비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68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9월(62)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전월보다 1p 상승한 수치다. 주식 및 가상자산 거래량 증가로 관련 플랫폼 운영 기업의 매출이 늘면서 정보통신업이 7p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 및 항공 화물 반사 이익 증가로 5p 증가한 운수창고업과 토목 설계를 중심으로 공공 부문의 발주가 늘어나며 4p 증가한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도 영향을 끼쳤다.

다음달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도소매업(-2p), 부동산업(-4p) 등이 하락하면서 전월대비 1p 하락한 69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 및 인력난·인건비상승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상승 비중은 전월에 비해 상승(1.7%p)했으나 수출부진 비중은 전월에 비해 1.7%p 떨어졌다. 비제조업은 내수부진 비중은 전월에 비해 1.8% 상승한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 비중 및 원자재 가격상승 비중은 전월에 비해 0.8%p 하락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1p 하락한 92.2로 집계돼 3개월 만에 하락전환했다.
지난해 9월 1.3%p 하락한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92.7로 전월보다 0.2p 하락하며 지난해 4월(92.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황 팀장은 "가동률 전망(78)이 크게 떨어진 것이 주효했고 비제조업 업황 전망이 부동산 경기와 2차 전지의 영향으로 부진한 것도 ESI 하락세의 원인"이라며 "CSI 가격 수입전망도 좋지 않아 전반적으로 수치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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