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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농산물값 급등에 소비심리 꺾이고 기대인플레 상승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6 18:08

수정 2024.03.26 18:08

3월 소비심리 4개월만에 하락
기대인플레 5개월만에 반등
내수 부진·농산물값 급등에 소비심리 꺾이고 기대인플레 상승
올해 3월 국내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하며 기준선(100) 근처까지 떨어졌다.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내수 부진 여파가 이어진 결과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는 가운데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커지자 소비자들의 1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 지표다.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며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달에는 수출 개선 흐름의 영향으로 지난해 8월(103.3)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농산물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넉달 만에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 소비지출전망(111), 향후경기전망(80) 등 2개 지표가 보합세를 유지했다. 나머지 가계수입전망(99)은 4p, 현재생활형편(89)과 생활형편전망(93)은 3p, 현재경기판단(68)은 2p 각각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헤드라인 CPI도 올랐으나 현 시점에서는 급등한 농산물 가격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가 소비자심리지수의 주요 인상 요인"이라며 "상반기에 동결 기조를 유지한 공공요금이 하반기 인상될 수 있다는 심리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농산물 등 체감 물가의 상승, 국제유가 상승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2p 오른 146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146)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 대비 0.2%p 상승한 3.2%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1월 3.4%에서 12월 3.2%로 떨어진 뒤 올해 1~2월에 3%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이달 5개월 만에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으로는 농·축·수산물(63.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공공요금(54.2%), 석유류 제품(27%) 순이었다. 2월과 비교하면 농축수산물(11.9%p)의 응답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3.8%로 전월과 같았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전월보다 2p 하락한 98로 집계되며 지난 2020년 11월(97)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금리가 하락한 결과다.
주택가격전망CSI(95)는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됐으나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3p 상승했다.

가계 저축 및 부채상황에 대한 인식 지수의 경우 현재가계저축CSI는 94, 가계저축전망CSI는 97로 전월대비 모두 1p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99로 집계됐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8로 전월과 동일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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