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의료계에 또 손 내민 尹 "내년 의료예산 함께 논의하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6 19:49

수정 2024.03.26 20:15

윤 대통령, 내년 의료예산 함께 논의 제안
"보건 의료 분야 예산 정해져야 사업할 수 있어"
"보건 의료 분야에 과감한 재정투자할 것"
"건강보험 재정에만 맡겨선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의료계에 내년도 의료예산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연간 2000명 의대 증원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윤 대통령은 의료계에 내년도 의료예산을 같이 논의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4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반발 논리를 일축하는 동시에, 의료계가 무조건적인 거부만 하지 말고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게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한국병원 의료진과 간담회를 가진 뒤 참모진에게 "의료계를 향해 내년도 의료예산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하라"고 주문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보건의료 분야 예산 규모가 정해져야 불요불급한 지출을 조정하면서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필수 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R&D(연구개발) 사업 등의 규모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의료계와의 대화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2025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보고받은 뒤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 등 국가 본질 기능과 같은 반열에 두고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겠다"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보건의료 분야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년 예산 편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건의료 분야를 우선순위에 둬야 하므로 건강보험 재정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추진에 5년간 10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놓고 의료계에서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건보 재정과 별도로 '과감한 예산 편성' 카드를 내세워 반박했다.

국방·치안 분야와 같은 수준으로 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대규모 예산 편성 과정에 의료계의 참여 필요성이나 명분은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는 '무조건 안 된다'는 의료계의 논리를 예산을 포함한 세부적인 대책으로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의 시작점인 의대증원과 연결된 교육 사업 추진에도 의료계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보재정 외 예산 투입 과정에 의료계가 빨리 참여해 현실에 필요한게 뭔지 알려줘야 한다"면서 "그래야 5월까지 기획재정부에 필요한 예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25학년도 입학생들이 본과 과정을 시작하는 2027년까지는 3년이란 준비기간이 남아 있다"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렸으니 강의실이나 필요한 시설, 기자재가 얼마나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의료계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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