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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기초지수 시장 재편···‘채권’이 바꿨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7 14:00

수정 2024.04.01 10:48

KRX·에프앤가이드 중심에서 변화
채권지수 추종 ETF 자금↑..평가사들, 비중 높여
금리 상승 과정에서 자본차익 노린 수요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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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가 주도하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기초지수 시장에서 자산평가사들의 기세가 무섭다. 채권평가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채권지수들을 제공해왔는데 금리 상승기에 자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기초지수를 따르는 ETF의 합산 순자산(25일 기준)은 32조1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138조8422억원)의 23.16%에 해당한다. 2021년 말 해당 수치는 41.09%(30조3484억원)였다.

브랜드로 ‘FnGuide’, ‘WISE’, ‘MKF’ 등을 가지고 있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 기간 점유율이 9.47%(6조9941억원)에서 11.15%(15조4188억원)로 1.68%p 높아졌다.


반대로 자산평가사들의 비중은 대폭 늘었다. 키스자산평가(KIS)는 15.53%의 점유율을 기록, 2021년 말(5.54%)보다 3배 가까이 높아졌다. ETF의 합산 순자산은 4조909억원에서 21조5565억으로 5배가량 불었다. 브랜드 ‘KAP’을 쓰는 한국자산평가는 같은 기간 점유율을 2.55%(1조8818억원)에서 13.23%(18조3719억원)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시장 재편 요인은 ‘채권지수’로 분석된다. 최근 2~3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채권투자 수요가 대폭 증가한 때문이다.

채권가격은 통상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가 뛸 때(가격 하락) 샀다가 떨어지는 시점(가격 상승)에 팔면 그만큼 자본차익을 볼 수 있다. 해당 물량을 담고 있는 ETF의 수익률도 오른다. 키스자산평가와 한국자산평가는 각각 상장지수상품(ETP) 기초지수로 56개, 105개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거래소는 대부분 주식시장 대표지수를 출시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에프앤가이드 역시 주식형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KRX지수 58개 가운데 주식형이 아닌 것은 유이(부동산·원자재)하다. 코스피(115개 중 114개), 코스닥(25개 모두)도 시장 대표지수 추종형이 절대적이다. 에프앤가이드 역시 전체 153개 지수 중 약 12%에 해당하는 18개를 제외하곤 모두 주식형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금리 상승 과정에서 개인들이 대거 참여할 정도로 채권 수요가 늘었고, 채권지수 추종 상품들의 몸집이 커졌다”며 “주식형보단 채권형 ETF에 상대적으로 큰 자금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증권사 가운데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NH투자증권은 브랜드 ‘iSelect’의 비중을 0.38%에서 1.42%까지 높였다. ETF 순자산으로 따지면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로 2차전지,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등 테마지수 공급으로 차별성을 갖췄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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