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尹 대통령 "쿠팡, 3조 이상 투자"...삼성·현대차와 나란히 투자확대 기업으로 소개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7 16:16

수정 2024.03.27 16:22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경기 회복에 기여하는 주요 기업으로 삼성·현대자동차·LG·SK 등 4대 그룹과 함께 쿠팡의 투자 사례를 소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쿠팡이 국내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 대거 무료 로켓배송 진출을 발표하면서 각종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을 추진한 정부가 관심을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첨단 신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들도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쿠팡도 27년까지 3년간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산간과 도서 지역에 무료 배송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기 회복세가 민생 경기 전반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국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산업계에서는 "대통령이 4대 그룹과 함께 쿠팡의 투자소식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쿠팡은 대기업기업집단(2023년) 45위로 덩치가 한참 작다. 삼성·현대자동차·LG·SK 4대그룹과 나란히 언급된 쿠팡의 투자 내용도 전혀 다르다. 4대그룹은 대부분 연구개발(R&D)과 최첨단 기술 등에 집중됐지만 쿠팡의 투자는 주요 이슈인 인구감소와 저출산이 심각한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쿠팡 투자에 대해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산업계에서 나왔다.

쿠팡은 이날 올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3조원을 투자해 충북 제천과 경북 김천, 대전·부산·울산 등 8곳에 신규 물류센터를 짓거나 운영하겠다고 나섰다. 2027년까지 전국 5000만 인구에게 모두 무료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쿠팡이 특히 강조한 것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에 대거 진출하겠다는 것이었다. 쿠팡은 현재 로켓배송이 운영중인 182개 시군구에서 2027년까지 230여개로 확대하고, 대부분의 확대 지역이 인구감소지역이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65세 이상)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과 인구 3만명을 밑도는 전북 진안·장수·임실·순창, 경북 영양, 군위 등 지역도 포함된다. 경남 거창·남해·하동, 전남 화순·함평·영광, 충북 괴산·단양, 충남 청양, 강원 철원 등도 무료 로켓배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인구감소지역 89곳 지자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연 1조원의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 등 대책을 논의한 상황에서 쿠팡이 새로운 '생활 인프라'를 도서산간 지역에 도입한다는 측면에서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일자리를 늘리는 창조적 혁신성장'과 '삶의 질을 높이는 맞춤형 생활복지'를 5대 전략으로 설정한 바 있다.

김찬호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문제는 당장 해법을 찾아야 할 시급한 과제"라며 "쿠팡이 구석구석까지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면서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도와 강원도 삼척·강릉, 전남 여수 등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무료 로켓배송이 운영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도 "주요 4대그룹이 수출 주도형 제조업과 IT혁신 등에 앞장선다면, 쿠팡은 무료 로켓배송을 통해 민생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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