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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유럽 판매 전기차 4대 중 1대 '중국산'... EU, 보복관세로 中 전기차 공세 막을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7 18:26

수정 2024.03.27 18:26

중국산 전기차가 범람하는 유럽에서 올해 판매되는 전기차의 약 4분의 1이 중국산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연합(EU)은 중국 브랜드를 막기 위해 미국처럼 높은 관세를 검토 중이지만 중국에 공장을 둔 유럽 브랜드의 피해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이자 범유럽 환경연구단체인 유럽운송환경연합(T&E)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전기차가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T&E에 의하면 지난해 유럽에서 팔린 전기차 가운데 19.5%는 중국산이다. 이 가운데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는 8%였으며 나머지는 미국 테슬라, 프랑스 르노, 독일 BMW 등 다른 브랜드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이었다. 전체 중국산 비중은 올해 25.3%로 증가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 중국 브랜드 비중은 11%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중국 브랜드 비중은 0.4%에 불과했다. 2027년에는 20%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기본 2.5%의 수입차 관세를 적용하는 미국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중국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붙였고 현재 27.5%에 달하는 관세로 중국 전기차를 막고 있다.

반면 10%의 수입차 관세를 적용하는 EU는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순수 전기차 생산에 불법적인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었는지 조사한다고 밝혔다. FT는 현재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며 조사 종료 이후 대규모 관세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T&E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높인다면 연간 60억유로(약 8조7528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거둘 수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 생산 차량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T&E의 율리아 폴리스카노바 정책 담당 국장은 "관세는 기성 유럽 브랜드들을 오래 방어하지 못한다"라며 "유럽 브랜드들은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공장을 지을 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 비야디는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EU 내 첫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공장은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지난달 미 언론들은 이탈리아 역시 비야디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중"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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