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모유속 미세플라스틱이 자녀 비만 부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8 11:31

수정 2024.03.28 11:31

생명공학연구원, 동물실험 통해 몸무게·체지방 증가 밝혀내
실험쥐.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실험쥐.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팀이 모유를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 비정상적인 체증 증가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물 실험결과, 초미세플라스틱이 어미의 모유 성분에 변화를 일으키고, 모유를 섭취한 자손은 지질 대사체 이상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변화를 가져와 비정상적으로 체중이 늘어났다.

이는 향후 소아 비만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안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다.

28일 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크기가 5㎜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또 이 미세플라스틱을 직간접적으로 섭취한 사람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초미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쪼개져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로 매우 작아 관찰 또는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실험쥐를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이 자손의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결과, 폴리스타이렌(PS)과 폴리프로필렌(PP)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어미의 자손이 성장호르몬 분비량이나 섭취량 증가가 없음에도 몸무게와 체지방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또 이에 어미의 모유를 분석한 결과, 비만도와 관련 높은 지질 성분인 리소포스파티딜콜린(LPC)은 증가하고 포스파티딜콜린(PC)은 감소해 있었으며, 모유를 섭취한 자손의 혈액에서도 이와 유사한 변화를 확인했다.

이어서 관련 효소 활성 조절을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지질 성분 변화를 억제하자 자손의 몸무게 증가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뿐만아니라 초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자손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도 비만에서 나타나는 분포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비만 억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균종인 '비피도박테리움 슈도롱검'과 '포카이콜라 불가투스'가 현저히 감소해 있었다.

이다용 박사는 "최초로 미세플라스틱과 소아 비만 간의 연관 가능성을 대사적으로 밝혀냈다"며, "실제 관련 질환 환자에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후속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이 불러온 신체변화를 환경 분야의 유수 저널인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