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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회사채시장 개입에… 삼척블루파워 유동성 리스크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8 18:27

수정 2024.03.28 18:27

"기관·개인에게 채권 팔지 말 것"
탈석탄 시민단체, 증권사에 요구
작년 현금성자산 2300억 불과해
1조 규모 회사채 차환 리스크 가중
채권시장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삼척블루파워의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해당 시민단체는 증권사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기관은 물론 개인에게도 팔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잔액은 모두 1조원에 육박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증권사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인수·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삼척블루파워에는 상업운전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기후솔루션과 녹색연합 등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됐으며, 탈석탄 공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 회사채 주관을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기후 위기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 판매한 곳이다.

이들은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논의를 중단하고,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나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 등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삼척블루파워는 '반ESG' 리스크로 기관들이 투자를 외면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개미들의 '채권투자' 열풍에 힘입어 자본시장에서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개인에 해당 회사채를 판매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잔액은 9500억원 수준이고, 이 가운데 2500억원이 올해 6월(1000억원)과 9월(1500억원)에 만기를 맞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00억원에 불과해 해당 회사채를 모두 한꺼번에 갚기는 빠듯한 형편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차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앞서 이들 시민단체는 지난 2021년 국내 채권투자 규모 상위 30개 자산운용사에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또 삼척석탄화력사업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운용사를 지목하고, 삼척블루파워가 발행한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런 마당에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은행권 대출도 녹록지 않다. 은행들도 저마다 ESG 가치 투자를 표방하며 ESG 투자를 늘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ESG 투자가 대세가 되면서 ESG 채권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KIS자산평가 키스넷에 따르면 2020년 1월 초 ESG 채권잔액은 31조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27일 기준 255조7830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초(205조9133억원)와 비교해도 50조원 가까이 불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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