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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줄서 190억원 뽑아갔다"..돈퍼주는 ATM에 몰려간 대학생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9 07:56

수정 2024.03.29 13:20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사진) 지난해 8월 뱅크 오브 아일랜드 밖 현금자동인출금기(ATM)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사진=X(옛 트위터) 캡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사진) 지난해 8월 뱅크 오브 아일랜드 밖 현금자동인출금기(ATM)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사진=X(옛 트위터) 캡처

[파이낸셜뉴스] 에티오피아 한 은행에서 잔고보다 더 많은 금액의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오류가 발생했다. SNS를 통해 소식이 퍼지자 하룻밤 새 190억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갔고, 은행은 고객의 자발적 반환을 촉구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이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계좌 잔고보다 많은 금액이 인출·이체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CBE는 4000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에티오피아 대표 은행 중 하나다.

CBE는 사이버 해킹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중대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상황을 알아챈 은행은 오류가 발생한 지 6시간만에 모든 거래를 동결했지만, 이미 ATM을 통해 총 49만건의 거래가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출되거나 이체된 금액은 8억1100만 비르(약 192억원)로 파악됐다.

늦은밤 사이 발생한 오류였지만 SNS를 통해 소식이 빠르게 전해지면서 피해 금액이 커졌다. 특히 대학생 인출자가 많았는데, 한 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늦은 밤 ATM으로 몰려가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CBE 측은 오류 인출금에 대한 자발적 회수를 요청했다. 은행측 발표에 따르면 1만5000명 가량이 자발적으로 현금을 돌려준 가운데 26일까지 피해액의 약 78%인 6억2290만 비르(약 148억원)가 회수됐다.

은행측은 아직 돈을 돌려주지 않은 567명에 대해선 성명문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해당 고객의 이름과 계좌 정보 등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몇몇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돈을 반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ATM 오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이스트햄 하이스트리트에 있는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 ATM에서는 요청 금액의 두 배가 인출되는 오류가 나면서 수십 명의 인파가 갑작스럽게 몰려들기도 했다.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은 급히 조사에 들어갔고, 다음날 성명을 통해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해 8월 아일랜드에서는 뱅크 오브 아일랜드 계좌에 잔액이 ‘0’원이어도 연계된 인터넷은행 레볼루트 계좌로 최대 1000유로(약 150만원)를 이체한 뒤, ATM으로 인출할 수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밤중 시민들이 ATM 앞으로 몰려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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