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청년·신혼도 ‘아파트 아파트’ 하는데...상가·오피스텔 지으라는 도시계획[부동산 산책]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30 09:00

수정 2024.03.30 09:00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최근 청년·신혼부부들이 빌라나 오피스텔 전세를 꺼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세사기의 진원지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가율이 낮으니 갭투자도 어렵고, 빌라·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사업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빌라·오피스텔에 전세를 사는 것이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이제는 '끊어진 사다리'로 전락했습니다. 반면 소형 아파트 임대시장은 활황을 보이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빌라·오피스텔 '끊어진 사다리'..."오로지 아파트"

소형 아파트 임대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의 경우 환금성도 뛰어나고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세사기 염려도 덜합니다.

결국 정부도 청약홈을 개편까지 하면서 청년·신혼부부·출산가구에 대한 특별공급을 확대했습니다. 즉, 이제는 적은 금액으로 청년·신혼부부들이 내집마련을 빨리 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가 바로 주거 사다리가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청년이 되고, 신혼부부가 되더라도 신축 소형 아파트를 가장 원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MZ세대의 가장 큰 꿈이 20층 이상 타워맨션에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자녀가 크면 매각을 하고, 더 큰 평수로 갈아타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결국 이제는 청년·신혼부부들 대부분이 소형 아파트가 주거 사다리가 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도시계획은 어떨까요. 아직도 불필요한 상가·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생활형숙박시설 등을 건설해야만 더 유리한 용적률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사진=뉴시스

오피스텔 무조건 지어라..."낡은 도시계획 언제까지"

상가의 경우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약진으로 대형 유통기업인 신세계·롯데는 물론 쿠팡도 긴장을 할 정도입니다.

오피스텔도 소형 임대상품이었다고 하지만, 전세사기 이후 월세만 폭등하고 있습니다. 청년·신혼부부의 주거비만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용률이 아파트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내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숙박용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럼 진짜 주거 사다리가 되고 있는 소형 아파트를 상가나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생활형숙박시설 등이 들어가는 곳에 더 좋은 용적률을 주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면 오히려 사업성은 좋아지고 청년·신혼부부의 내집마련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계획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현실에 맞는 도시계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소형 아파트가 주거 사다리가 됐다는 것을 명심하고 도시계획 틀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