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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거목,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누구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9 18:56

수정 2024.03.29 18:59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효성 제공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효성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2대 회장으로 지난 1982년부터 2017까지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장남이다.

29일 효성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1935년 경남 함안 출생이다. 경기고등학교에서 1학년을 마치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며 히비야 고등학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공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던 중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효성 물산에 입사,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1970년 효성그룹의 주력사인 동양나이론(효성그룹 전신)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그룹 주력계열사를 맡았다.
조홍제 창업주가 별세하기 2년 전인 1982년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했고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기술 중시' 경영인이다. 그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경영했다.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기술 개발을 성공했다. 그는 평소 “세계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연구부문에서는 독자기술을 개발하여 경쟁력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효성 스판덱스는 조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의 결과물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 투자와 공급망 확대, 품질 개선 등을 이어간 결과 효성은 스판덱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이어코드, 비유럽 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시장 진출에 성공한 송배전설비 등을 통해 기술력을 증명했다. 특히 세계 최초 신소재 ‘폴리케톤’의 개발 상용화를 성공,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높은 기술력은 효성의 매출구조를 수출지향 중심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효성 매출의 8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효성은 현재 한국,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전세계에 걸쳐 50여개 제조 및 판매 법인과 30여개의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뿐 아니라 재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는 2007~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현 한국경제인협회)을 맡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경제계 국제교류 활성화 등에 기여했다. 그는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중재계회의 등 30년 이상 다양한 국제경제교류단체 회장을 맡아 많은 성과를 올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조 명예회장의 의지에서 출발했다. 그는 2000년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최초로 FTA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고,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8년에는 ‘한미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을 주도, 양국 간 교류활성화에 기여했다.

그는 일본과도 한일FTA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일경제인회의, 한일산업기술협력페어, 한일고교학생캠프 등을 통해 교류활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조 명예회장은 1982년 체육훈장,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94년 한국경영자대상, 2000년 미국 일리노이공대(IIT) 국제지도자상 등을 받았다.
2022년에는 민간외교관으로서의 공헌을 인정받아 한미FTA발효 10주년 공로패,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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