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의 전방위 외교 가속화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31 15:45

수정 2024.03.31 15:45

독일 총리 맞이하고, 프랑스 방문, SCO 정상회담 회원국 정상회담 등 공격적 외교활동 진행중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겸 대선 후보가 20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연설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프라보워 후보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58.6%(9630만4691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나머지 후보들을 크게 제치고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AP 뉴시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겸 대선 후보가 20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연설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프라보워 후보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58.6%(9630만4691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나머지 후보들을 크게 제치고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외교를 앞세운 중국의 전방위 외교가 속도를 내고있다.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을 당선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으로 초대해 회담을 갖는가 하면, 4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베이징에서 맞이해 정상회담을 갖는다.
5월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과의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같은 달쯤 프랑스 방문 및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이어 7월 카자흐스탄 방문 및 러시아 등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회원국 정상들과의 회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시 주석의 정상 외교가 미국의 전략적 대중국 포위망을 넘어서려는 전방위적 외교 노력속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당선인은 31일 시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에 왔다. 2일까지 중국에 머무는 수비안토 당선인은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고, 리창 총리와도 회동할 계획이라고 신화통신 등은 이날 전했다.

베트남 등 아세안국가들의 대중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은 전략적 측면에서 정치경제적 활동 공간 확보라는 점에서 무게를 지닌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인구 세계 4위에 국내총생산(GDP) 1조 3191억 달러로 동남아 최대 강국이다. GDP 규모는 한국보다 조금 작고, 멕시코와 거의 비슷하다. 동남아 최대 대국의 대통령 당선인을 정권 출범 전에 불러들여 협력 관계의 틀을 구체화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오는 7월 초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냐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물론 SCO 정상회담 회원국 정상들과도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5월에 이어 다시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중국이 주도하는 SCO의 회원국으로는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지난해 가입한 이란 등 총 9개국이 회원국이다.

31일 CCTV 등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에서 29일 폐막한 보아오 포럼을 찾았던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포럼 호스트 역할을 했던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가진 회동에서 "7월 초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 SCO 의장국인 카자흐스탄은 오는 7월 3~4일 수도 아스타나에서 SCO 정상회의를 연다. SCO는 2001년 중국 주도로 출범한 지역의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이다.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2022년 9월에 이어 약 2년 만이다. 당시 시 주석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2년이 채 안 된 기간에 특정 국가를 두 번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한국에 대한 중국 국가원수의 방문은 10년 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석유 및 가스 주요 생산국이자 전 세계 우라늄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대상국이기도 하다. 또, 중국~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정책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취임 6개월 째였던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학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일대일로 구상을 처음 발표했다. 이 점에서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새로운 추동력을 더하는 정책 발표 등도 예상된다.

시 주석은 1일 중국을 방문하는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교부장관의 예방을 받을 예정이다.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방문하는 세루르네 장관은 오는 5월로 예정된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 등을 왕이 부장 등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불편한 관계였던 호주에 대해 호주산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를 3년 만에 해제하는 등 다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과거 밀월 관계 구축을 시도하고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8일 "중국 와인 시장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고려해 원산지가 호주인 수입 와인에 징수한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는 이미 필요 없어졌다고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보복 관세 해제 조치는 29일부터 적용됐다.

중국은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해 최대 2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을 핵심 시장으로 삼았던 호주 와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대열에 참여해온 호주가 2018년 중국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한 데 이어 2020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자 무역 차원의 보복 조치를 가한 것이었다.
호주와의 관계는 2022년 호주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뒤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고, 지난해는 호주 총리로는 7년 만에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며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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