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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적자위기, 의료진 번아웃...모두 지쳐간다[의료현장 한계상황]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31 18:42

수정 2024.03.31 20:13

의료공백 7주째…'출구' 안보여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월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며 누워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월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며 누워 있다. 연합뉴스
의료공백 사태가 7주차에 접어들면서 현장 의료진의 업무 피로도가 심화되고 있다. 또 '빅5' 병원도 마이너스통장까지 사용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현장의 업무과중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지만 의대 증원 2000명을 둘러싼 의정갈등은 해결될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3월 3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3월 27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수술은 2530건으로, 전주 평균 대비 4.8% 증가했다.
응급실은 408개소 중 97%인 394개소가 병상 축소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는 아직까지 큰 변동 없이 지속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1만명에 달하는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난 상황에서 정부가 당장 급한 중증·응급 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비상진료대책과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병원에 남은 의료진이 총력전을 편 결과다. 또 한시적으로 허용된 진료보조(PA) 간호사와 파견된 군의관, 공공보건의사 등 의료인력이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웠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공백 사태가 6주차를 넘어 7주차에 들어가면서 현장에 남은 의료진에게 업무가 과중하게 몰리고 피로감이 높아지는 등 한계상황으로 가고 있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수술일정이 연기되면서 환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도 근무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업무량을 줄이고 있다. 3월 30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리적이고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가 줄어들면서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은 하루 10억~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병원마다 1000억원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 적자를 메우고 있다. 이 때문에 빅5 병원 대부분이 병동 통폐합과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권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최근 전체 병원 내 직원들에게 '병원 재정위기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 및 지급 보류 안내' 공문을 보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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