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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개발자의 경고 "생성형 AI 과장, 가상자산 수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6:09

수정 2024.04.01 16:09

구글 딥마인드 하사비스 CEO, 생성형 AI 시장 거품 우려
막대한 자금 유입에 "과대광고 많고 사기 우려, 가상자산 같아"
AI는 인류의 새 황금기를 위한 시발점,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 구글 산하 인공지능(AI) 업체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 구글 산하 인공지능(AI) 업체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선보여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던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 업계에 몰아치는 투자 광풍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AI에 투자되고 있다며 가상자산에서 발생했던 과대광고와 사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글의 AI 자회사인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하사비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2022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생성형 AI를 언급했다.

생성형 AI는 문자나 이미지, 영상, 음악 등을 만들어내는 AI 프로그램이다. 미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오픈AI는 지난해 2022년 11월에 자사의 생성형 AI ‘GPT’에 채팅 로봇을 연결한 ‘챗GPT’를 선보여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하사비스는 “생성형 AI 스타트업과 관련 서비스에 유입되는 수십억달러의 자금으로 인해 과대광고 혹은 사기 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은 가상자산 등 기타 과대광고가 많았던 분야에서 이미 일어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사비스는 가상자산 등에 유입되었던 자금 중 일부가 “불행하게도 이제 AI 분야에 흘러들었다”며 “쏟아지는 돈이 과학과 엄청난 연구를 흐리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AI는 어떤 부분에서 과장되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과장되었다”며 “우리는 현실이 아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약 2500개의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벤처 자금은 425억달러(약 57조원)로 추정된다. 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해 9월 미 AI 스타트업 엔스로픽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도 추가 투자를 약속해 총 40억달러(약 5조408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오픈AI에 약 130억달러(약 17조5400억원)를 투자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6일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MS는 같은달 미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에서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AI 사업 책임자로 영입했다. 술레이만은 지난 2010년 하사비스와 함께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인물로 2022년 퇴사해 인플렉션AI를 세웠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9일 사우디아라비아가 AI 투자를 위해 400억달러(약 53조원)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규모 자본이 쏟아지다보니 잡음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AI 관련 업체를 주시하고 있다며 “친환경 산업으로 위장하는 것과 더불어 AI 산업으로 위장하는 것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사비스는 “우리는 AI의 겉만 긁었을 뿐이며 내가 믿는 것들은 앞으로 수십년 뒤에나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과학적 황금기, 새로운 르네상스의 시작점에 있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사비스는 AI가 과학적 연구를 가속하는 좋은 예로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를 제시했다. 지난 2021년 출시된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미리 예측하는 AI로 질병 및 신약 연구에 기여했다. 알파폴드는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현재 100만명 이상의 생물학자가 사용하고 있다.

하사비스는 자신의 목적은 항상 AI를 "과학을 위한 궁극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딥마인드 창사 당시 설립 목적은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이었다. AGI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추론해 성장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하사비스는 AGI 구현을 위해 1∼2가지 중요한 돌파구가 더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10년 내 실현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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