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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북미 태양광 공장 증설 제동… 공급과잉에 발목 잡혔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7:59

수정 2024.04.01 17:59

모듈 생산 라인 증설 전면 재검토
작년 현지 비축량 140GW로 급증
재고 소진까지 최대 1년반 걸릴듯
상업용 등 제품 확장 계획도 차질
"중단 아냐… 내년 후 재가동 조율"
OCI 북미 태양광 공장 증설 제동… 공급과잉에 발목 잡혔다
OCI홀딩스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북미 태양광 모듈 생산 라인 증설을 재검토한다. 북미 태양광 수요 위축에 따른 것으로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증설과 상업가동 시기를 다시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의 미국 텍사스 종속회사 미션솔라에너지는 당초 올해까지 예정했던 1GW 태양광 모듈 증설 계획의 재검토에 들어갔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2년부터 모두 4000만달러를 투자해 올해까지 미션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기존 210MW에서 1GW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1차 증설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375MW까지는 확대했지만 이번 재검토로 연내 1GW로의 증설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번 재검토 결정으로 OCI홀딩스가 추진하던 북미 태양광 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OCI홀딩스는 북미 태양광 시장에서 이번 증설을 통해 주거용을 비롯해 상업용, 산업용 모듈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고효율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무엇보다 생산량 축소로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 규모도 적어지게 됐다. 태양광 모듈은 W당 7센트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OCI홀딩스가 미국 생산라인 가동 시점을 재검토하는 건 북미 태양광 시장의 수요 위축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20년 이후 큰 폭으로 성장했던 미국·유럽 태양광 설치량 성장률이 2023년을 기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초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태양광 모듈 재고는 2021년 40GW수준에서 2022년 80GW, 지난해는 140GW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유럽의 합산 태양광 설치량이 80GW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40GW의 재고 모듈을 소진하기 위해서는 1.5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IEA는 재고 조정이 향후 4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2023년 평균 60% 수준을 기록한 글로벌 모듈 가동률이 향후 4년 내 평균 40%까지 하락한다는 의미"라면서 "미국의 경우 동남아 우회 관세가 발효되는 6월을 앞두고 재고를 비축하면서 45GW 정도의 모듈 재고가 쌓여 있는데 미국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38GW)를 감안할 때 1.2년치 재고가 쌓여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OCI홀딩스는 증설 시기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지 증설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내년 이후 증설 및 상업가동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1차 증설 목표인 375MW까지는 증설을 완료했지만 2차 증설 계획인 연내까지 1GW까지 생산능력 확대는 단기적인 북미 태양광 시장의 침체로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태양광 시장 회복 추이를 지켜본 이후, 기존 증설 및 상업생산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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