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LED로 표현한 한국의 빛...기술과 함께 예술도 진화한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8:09

수정 2024.04.01 18:13

콘진원 신기술융합콘텐츠 육성 결실
외국인 많이 찾는 광화문 역사박물관
외벽 이용해 초대형 미디어아트 설치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영예
인천공항에도 참여형 전시관 조성
2018년부터 실감콘텐츠 제작 지원
美서 선보인 102m 가상폭포 대표적
해외 전시회서 219억원 수출 상담도
역사박물관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더 키네틱'.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역사박물관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더 키네틱'.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K컬처 뮤지엄에서 선보인 '별자리 유토피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K컬처 뮤지엄에서 선보인 '별자리 유토피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LED로 표현한 한국의 빛...기술과 함께 예술도 진화한다
지난해 말 콘진원 성과보고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파사드.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해 말 콘진원 성과보고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파사드.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조각보와 자개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의 색을 담은 사각 모듈의 움직임과 한국의 빛을 담은 원형 모듈의 움직임으로 (키네틱 아트를) 표현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연간 300만명이 찾는다는 경복궁. 경복궁을 정면에 두고 광화문광장 우측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물 외벽 초대형 LED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미디어아트 '더 키네틱'이 지난달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K컬처 스퀘어' 방문객 50만명 육박

한국콘텐츠진흥원의 'K컬처 스퀘어' 사업 일환으로 제작된 이 옥외 미디어아트 영상은 16년 업력의 뉴미디어 전문기업 이지위드가 제작했다. 이지위드 측은 "영상이 상영되는 위치가 광화문광장 한복판이라 장소적인 상징성을 반영해 한국 전통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잘 녹여내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며 "영상의 마지막에는 '빛으로 세상을 비추다'는 뜻이 담겨 있는 광화문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K컬처 스퀘어'는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문화자원을 신기술 융합 콘텐츠로 구현해 광화문 일대에 전시하고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문화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콘진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K컬처 스퀘어' 방문객은 47만명을 넘어섰다.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연 '비비드 스페이스'도 약 46만명이 찾았다.

콘진원의 신기술융합콘텐츠팀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구축한 '비비드 스페이스'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과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신개념 복합 문화공간으로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서해의 노을 지는 해변가에 파도 치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트와일라잇'과 서울의 분주한 일상과 빛을 표현한 '다이나믹 서울' 등 우수제작지원작 5편을 포함해 총 8편이 상영 중이며, 오는 5월 신규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신기술융합콘텐츠의 글로벌 전초기지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지위드 측은 'K컬처 스퀘어 사업'이 업계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해 "문화, 사회, 경제,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영화 및 각종 미디어 산업, 방송, 음악 등 분야에서 막대한 수익과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또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게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신기술융합콘텐츠가 늘고 있다"며 "VR을 비롯해 AR(증강현실) , XR(확장현실), AI(인공지능) 기반 콘텐츠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융합콘텐츠, 산업 전반에 혁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8년부터 '융복합'과 '가상현실' 등을 키워드로 실감콘텐츠(신기술융합콘텐츠) 제작을 위한 육성사업에 힘써왔다. 연 200억원 내외가 소요되는 신기술융합콘텐츠 사업을 통해 신규 콘텐츠 개발을 지원해 왔다.

신기술융합콘텐츠란 기존의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시각특수효과(VFX), VR, AR, AI 등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뜻한다. 인기 아이돌인 오마이걸과 가수 이채연의 콘서트를 가상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VR 케이팝 콘서트 '걸스 인 원더랜드'를 비롯해 생성형 AI기술을 기반으로 한 영화인 'A.P.T-인 더 렐름 오브 리플리(In The Realm of Ripley)'등 콘텐츠 산업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2021년부터 3년간 콘진원의 신기술 활용 콘텐츠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우수 신기술융합콘텐츠를 선보이는 성과공유회를 열어 △속초의 대표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엑스오비스의 차세대 미디어아트 전시관 '뮤지엄X'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한 버시스의 '메타뮤직 시스템' 등을 상영했다. 글로벌 기업도 육성됐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웨이브'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102m 가상폭포 '워터폴'을 선보인 디스트릭트가 대표적이다. 디스트릭트의 이성호 대표는 앞서 "(한국 흥행을 발판으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두바이에 진출한) 아르떼 뮤지엄이 성공하는데 콘진원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신기술과 융합한 K콘텐츠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콘텐츠축제인 'SXSW 2024'에서도 큰 호응을 얻으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103개국 2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SXSW 전시회 중 하나인 '창의산업엑스포'에 마련된 한국공동관에는 △하이브 △아리아스튜디오 △뉴토 등 10개 기업이 참가했다.
하이브는 AR과 XR 기술을 활용한 BTS 콘서트 영상 외에도 자회사 수퍼톤의 독자적인 음성 AI 기술로 TXT의 콘서트 속 발화 부분을 현지 언어로 더빙한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다. 콘진원은 "한국공동관 운영을 통해 총 199건의 비즈니스 상담과 수출 상담액 1661만달러(한화 약 219억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유현석 부원장은 "신기술융합콘텐츠가 우리 콘텐츠 산업의 생산과 유통, 소비 전반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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