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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은행들, 상업부동산 대출 2700조원 만기 도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03:27

수정 2024.04.02 03:27

[파이낸셜뉴스]
미국 은행들이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2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상업부동산 대출 만기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재택근무 확대, 건물 노후화 등으로 사무실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에서만 사무실 면적 약 464만㎢가 사라져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뉴스1
미국 은행들이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2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상업부동산 대출 만기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재택근무 확대, 건물 노후화 등으로 사무실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에서만 사무실 면적 약 464만㎢가 사라져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뉴스1


미국 은행들이 앞으로 3년에 걸쳐 모두 2조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상업부동산 대출 만기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상업부동산 시장 침체를 감안할 때 대규모 손실을 피하려면 이 대출을 줄여야 한다.


특히 이들 부동산 대출 가운데 6700억달러(약 908조원)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붕괴한 시그니처은행의 대출 500억달러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뉴마크의 배리 고신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은행들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신은 앞으로 3년 동안 은행들은 상업부동산 대출 2조달러 만기 상환이라는 '벽'에 맞닥뜨리게 된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자본기준에 따라 은행들은 "이들 대출을 매각하거나 비중을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부채를 신디케이트화해 위험을 나눠지거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상업부동산 부문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뉴마크는 미 상업부동산 대출 2조달러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 안에 만기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기가 되면 위험부담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차환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올해에만 갚아야 하거나 차환해야 할 부동산 대출이 9290억달러에 이른다.

고신은 "지금은 이같은 '대출의 벽' 충격이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거대한 규모가 수면 아래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뉴마크는 2026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가운데 6700억달러가 '부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고금리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대폭 오르는 한편 보유 부동산 가치는 하강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미 상업부동산 시장에서 타격이 가장 심한 분야는 사무실과 아파트 단지다. 이전 제로금리 시절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보유 부동산을 대거 확대한 탓이다. 미 기준금리가 2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이 부채가 심각한 부담이 됐다.

고신은 지난 5년 사무실 건물에 투자한 이들이라면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한 뒤 미 사무실들은 '붕괴 중' 상태에 들어갔다면서 수요가 적은 노후한 빌딩들이 시장에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고신은 뉴욕시의 경우 최고 빌딩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사무실 면적 약 464만㎢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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