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라피더스에 5.2조 추가 지원, 총 지원금 8.2조로 늘어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11:16

수정 2024.04.02 11:16

규슈에선 TSMC, 홋카이도는 라피더스
'히노마루' (일장기) 반도체 부활 노려
일본 반도체 라피더스 로고. 뉴스1
일본 반도체 라피더스 로고.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자국 대기업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에 총 8조20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열도 남쪽 규슈에서는 대만 TSMC가, 북쪽 홋카이도에선 라피더스가 일본 반도체 부활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추가 지원으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라피더스 추가 지원과 관련해 "차세대 반도체는 일본 산업 경쟁력의 열쇠를 쥔다"며 "경제산업성도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최첨단 2나노 제품을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라피더스는 캐나다의 텐스토렌트와 2나노 공정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2나노 공정 기반의 AI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 2028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현재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짓고 있다. 정부 지원은 공장 건설비와 반도체 제조 장비 도입 등에 사용된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 올리는 추세다.

지난해 9월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제2차 재개조 내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화면에는 '국제정세, AI 등의 기술, 사회, 경제구조 등 변화를 힘으로 만드는 내각'이라는 글자가 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제2차 재개조 내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화면에는 '국제정세, AI 등의 기술, 사회, 경제구조 등 변화를 힘으로 만드는 내각'이라는 글자가 떠 있다. 뉴스1

당국은 라피더스 이외에도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약 4조엔(약 35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등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양산 단계에 돌입한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약 4조2341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선 한달에 5만5000장 가량의 12형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12~28나노 반도체 칩으로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용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류더인 TSMC 회장과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의 지원으로 제1공장 건설은 매우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기세를 몰아 TSMC는 연내 구마모토에 제2공장 건설을 건설, 202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월 생산능력은 제1공장과 합해 10만장 이상이 된다. TSMC의 첫번째 해외 '기가 팹'(월 10만장 이상)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TSMC가 일본에 제3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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