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이란 영사관 공습에 "몰랐다. 우리와 무관" 선 그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16:43

수정 2024.04.02 16:43

美 백악관 관계자,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 공습에 "미국과 무관" 이란, 이스라엘 소행이라며 미국도 책임지라고 주장 이스라엘은 침묵. 공습 직전에야 미국에 알렸다고 추정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 및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 및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1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란 영사관 공습과 관련해 미국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미 백악관의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 정치 매체 악시오스를 통해 "미국은 공습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공습을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이런 입장을 이란에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옆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 건물은 같은날 오후 12시 17분 무렵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영사관을 향해 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해당 공격으로 이란 정치군대인 혁명수비대의 해외 공작부대 ‘쿠드스군’ 주요 지휘부가 사망했다. 사망 인원은 약 11명으로 알려졌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침략적인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그러한 비난받을만한 행위에 단호한 대응을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겨냥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습 이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조직인 헤즈볼라 역시 보복을 예고했다. 요르단과 파키스탄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지만 정작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미국에 적대적인 러시아 역시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밖에서 도발적인 군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일 오후에 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1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번 공습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미 CNN을 통해 공습당한 건물이 “영사관도, 대사관도 아니며 민간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 건물”이라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실제 미국에게 작전을 제대로 알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개시하기 몇 분 전에야 미 정부에 공습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통보가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이미 공습이 시작된 다음에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자지구 라파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을 놓고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회의 전에 공습을 시작했지만 회의 내내 공습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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