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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통제권 이어받은 차이치…2인자 굳히나

뉴시스

입력 2024.04.02 17:36

수정 2024.04.02 17:36

차이치, 공산당 중앙사이버공간위원장 맡은 것으로 알려져 명목상 권력서열 2위인 리창 제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뤄
[서울=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집권 3기를 공식 출범했다. 이날 발표된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 인사들과 집권 2기 최고지도부에 몸담았던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포함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집권 3기를 공식 출범했다. 이날 발표된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 인사들과 집권 2기 최고지도부에 몸담았던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포함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내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이미 인터넷에 대한 통제권까지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이치의 권력이 한층 강화된 분위기다. 이에 권력 서열 순위에서도 차이치가 리창 총리를 제치고 사실상 '2인자'가 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관련된 전망을 실었다. 공산당 중앙사이버공간위원회 위원장에 차이치가 임명됐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위원장직을 넘겨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시진핑의 비서실장이 중국의 새로운 '인터넷 차르'가 됐다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했다.

현재 중국 최고지도부 7명의 명목상 권력 서열은 시진핑 국가주석(당 총서기·중앙군사위 주석 겸직),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리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순이다.

그러나 차이 서기가 중앙사이버공간위원장을 맡아 인터넷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지니게 되면서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사이버공간위원회는 시 주석이 지도자가 된 지 2년 후인 2014년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를 2018년 위원회 규모로 확대한 조직이다. 온라인에서 표출된 여론이 당의 통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설립됐다.

더욱이 해당 직위는 2014년부터 시 주석이 맡아온 자리로 시 주석이 2012년 취임 이후 직책을 다른 관료에게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서기는 시 주석이 20년 가까이 보내면서 정치적 기반 중 한 곳이 된 푸젠성 출신으로 이곳에서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시 주석을 10년 이상 보좌하면서 신임을 얻었으며 현재 리창, 딩쉐샹 등과 함께 시 주석의 최측근인 '시자쥔(習家軍)'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SCMP는 "그는 중국 권력의 중심인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5위이자 마오쩌둥 이래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맡은 첫 번째 인물"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차이치 20기 정치국 상무위원.
[서울=뉴시스]차이치 20기 정치국 상무위원.
또 "중국 지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대리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위임한 지난 1년간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차이치는 50조 위안(약 9300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중국의 디지털 경제를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과 함께 최근 양회에서 확인된 리 총리의 위상 변화가 맞물리면서 권력 서열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중앙서기처 서기는 통일전선부·조직부·선전부 등을 총괄하는 자리로 안보 수장이라고 볼 수 있는 자리이며 국무원 총리는 국가살림 전반을 관할하는 경제 수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총리가 주목받는 행사 중 하나인 지난달 양회에서는 리 총리의 역할이 한층 축소된 모습이 확인됐다. 1991년부터 30여년간 지속돼온 전인대 회의 폐막일에 총리가 진행하던 내·외신 기자회견이 폐지되면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전인대에서 40여년 만에 개정한 국무원 조직법도 총리의 위상 저하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반면에 당 중앙판공청 주임도 겸직하고 있는 차이 서기의 위상 강화는 이미 과거에도 거론돼왔던 부분이다. 지난 1월 일본 경제지 '겐다이 비즈니스'는 중국 지도부 내 최근 동향을 분석하면서 차이 서기가 명목상 5위이면서도 실제로는 2위인 리 총리를 초과하는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달 중국공산당 행정학원격인 중앙당교에서 열린 금융 관련 특별 심포지엄에 실제 역할을 맡고 있는 리 총리는 불참한 대신 차이 서기가 회의 사회를 맡은 점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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