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구리값 11개월만에 최고… 심상찮은 글로벌 원자재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18:23

수정 2024.04.02 18:23

산유국 감산·지정학적 분쟁 겹쳐
유가 90弗 육박… 5개월만에 최고
중국발 공급 감소로 구리도 상승세
국제유가가 90달러 선을 위협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에 지정학적 분쟁까지 겹치며 공급량은 부족한데 수요 압력은 늘어난 결과다. 중국 제련소들의 감산 합의 등 공급 감소로 구리 가격도 t당 9000달러를 넘긴 가운데 향후 중국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면서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 강세 이어진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7.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81.55달러)보다 7.48%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11월 3일(88.26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지난 1일과 지난달 말에 각각 83.71달러, 87.48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증했다.


이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공급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이 모인 'OPEC+'는 오는 6월까지 감산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도 석유생산 및 수출량을 2분기 동안 하루 47만1000배럴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도 OPEC+ 감산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6월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30만배럴로 제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에 공격을 가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는 것도 석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16일부터 접경지인 사마리 지역의 정유공장 2곳을 공격하면서 현재 러시아 정유능력의 7%가 가동중단된 상태다. 이에 러시아는 휘발유 수출을 중단(3~8월)한 데 이어 벨라루스로부터 휘발유 수입을 확대했으나 글로벌 휘발유 수급에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공급 부족에도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 향후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조선의 홍해 우회운항에 따른 벙커유 수요 증가 등을 반영, 3월 전망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전망치를 130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공급전망치는 OPEC+가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가정하에 1월 일일 8만배럴 공급과잉에서 3만배럴 공급부족으로 전환했다.

■구리 가격11개월 만에 최고치

국제유가뿐 아니라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3개월물 구리 가격(6월 인도분)은 t당 88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만 해도 8000달러대 초·중반 선에서 횡보한 구리는 지난달 16일에 t당 9089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세도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부터 파나마, 페루 등 남미 주요 생산국의 대규모 광산 폐쇄와 주요 광산의 생산성 하락으로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구리 제련업체들이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제련 수수료에 대응, 생산을 축소하기로 합의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등 경기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도 대표적 경기민감 품목인 구리의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업 PMI는 지난해 49에서 지난 2월 50.3으로 상승세를 지속했고, 미국 3월 제조업 PMI도 2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