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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년전 에디슨이 창업한 美 대기업의 상징 GE 해체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3 14:40

수정 2024.04.03 14:50

[파이낸셜뉴스]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미국의 대표적인 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창업 132년만에 해체됐다. GE는 지난 1892년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 제너럴일렉트릭과 톰슨-휴스턴간 합병으로 설립됐고 대공황과 닷컴 붕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버텨왔다.

2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미국 산업의 아이콘이던 GE가 항공기 엔진과 발전기 회사까지 분사하면서 해체가 마무리 됐다고 보도했다.

GE는 한때 NBC 방송국을 소유하고 전구와 가전제품 생산, 여기에 필요한 전력 공급, 주택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주택담보(모기지) 제공 등 미국의 생활 곳곳에 깊이 파고들었던 대표적인 대기업이었다.

전설적인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던 잭 웰치 시절에는 시총을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부실한 기업 인수와 부채, 자금 부족 여파로 몰락의 길을 겪어왔다.


웰치와 그의 후임인 제프 임멜트은 언론으로부터 최고 CEO들이라며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모두 부실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비난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부실 거래로는 2015년 친환경 에너지로 점차 전환되는 시기에 화석 연료용 발전기를 생산하는 프랑스 알스톰의 전력 사업을 GE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인 95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있다. 알스톰 인수는 기업을 비싼 가격에 사들여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잦은 GE의 오명을 보여주는 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GE의 몸집 줄이기는 이미 시작돼 지난 2013년 미국의 3대 방송국 중 하나인 NBC의 지분 49%를 컴캐스트에 매각했으며 2016년에는 백색가전 사업을 중국 하이얼에 팔았다.

GE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신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재매입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가 2018년에는 1907년부터 상장됐던 뉴욕 다우존스산업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해 CEO로 부임한 래리 컬프는 부채 줄이기와 기업 매각에 속도를 높이면서 2020년 GE의 상징 같았던 전구 사업마저 매각했다. 2007~2014년 전기를 적게 쓰는 LED 전구 판매가 급증했지만 대신 수명이 길어 결국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컬프 CEO는 2021년 11월 GE헬스케어를 완전히 분사시켰으며 이번에 항공기 엔진을 제작하는 GE에어로스페이스, 풍력 터빈을 생산하는 GE베르노바까지 분사되면서 해체가 마무리 됐다.

앞으로 GE에어로스페이스가 GE의 주식 거래 티커심볼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컬프가 앞으로 얼마나 더 CEO직을 이어갈지 불투명하며 GE 항공기 엔진의 주 고객인 보잉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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