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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로 표심 흔드는 與野...노후 현금 흐름 공약은 실종[2024 총선]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06:00

수정 2024.04.04 06:00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혜택 강화와 가상자산 절세 등의 경제 공약을 내놨다. 다만 IRP(개인형 퇴직연금)나 연금저축 등 노후 현금 흐름 형성에 혜택을 주는 공약이 제외되면서,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 ISA 비과세 확대·가상자산 과세 유예... 與野, 세제 공약 경쟁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자본시장과 세제 공약으로 표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먼저 여야는 모두 ISA 비과세 혜택을 확대해 자산형성에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3월에 도입된 ISA는 절세를 통한 재산형성에 기여하는 금융상품으로,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과 ETF, 주가연계증권인 ELS 등을 거래할 수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연간 2000만원의 납부 한도를 4000만원까지 확대하고, 배당과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현행 200만원에서 일반형 최대 500만원, 서민형 최대 1000만원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ISA 유형에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을 신설해, ISA 가입이 불가능한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연간 납부 한도를 3000만원으로 확대하며 국민의힘 보다 적은 납입한도 대신 ISA에서 발생한 이자나 배당, 투자소득에 대해선 전액 비과세하겠다고 밝히며 지원 확대폭을 강화했다.

다만 여야 모두 가상자산의 고관여층인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규제 완화를 내걸었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 시기를 두고 여야는 이견을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법제화가 완료될 때까지 과세를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20%의 가상자산 투자소득세 과세가 시행되기로 돼 있었지만, 과세 전 가상자산 공시시스템 구축 등 가산자산기본법 제정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시스템 구축 전까지 가상자산 투자소득세를 유예하자는 것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1일부터 과세를 예고대로 진행하되,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온 만큼, 투자자들의 자산형성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노령 현금 흐름 공약, 여야 모두 실종... "포퓰리즘 공약" 지적

한편 일각에서는 IRP나 연금저축 등 국민들의 노후 현금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약이 제시되지 않는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퇴직 시기와 국민연금 수령 시기의 미연동으로 소득 공백기가 생기는 불안한 상황에서, 국민연금-퇴직시기 연동 등으로 국민들의 퇴직 후 현금 흐름 형성에 정치권이 기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오는 2055년 고갈되는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국민연금 개혁"이라며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입장도 없는데, 비과세 혜택만 늘리면 뭘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령 빈곤율이 절반 수준인데, 정치권은 장기 계획에 대한 공약에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다"며 "결국 총선을 위한 단기적 포퓰리즘 공약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당의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우석진 명지대학교 교수는 "만약 과세를 안한다고 하면, 여러가지 자산들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생긴다"며 "원칙적인 것은 지켜갈 필요가 있는데, 표를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원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당은 총선 후에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에서 이미 재형저축을 발표한 바 있다"며 "계속해서 금융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고, 민주당 관계자도 "IRP나 연금저축은 혜택 폭을 늘린지 얼마 되지 않아 (제외했다)"며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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