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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파업 난리통에 '병세권' 들썩.. 대형병원 낀 아파트 신고가 속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3 18:07

수정 2024.04.03 18:07

의료대란 장기화로 주택시장에서 주거지와 병·의원 인프라가 인접한 '병세권'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병원과 인접한 아파트들이 고가에 거래되고, 신고가도 갈아치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대란 여파로 대형병원과 주거지가 가까워야 한다는 '병주근접'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이미 대형병원 등 의료시설 인프라를 잘 갖춘 지역에 대한 두터운 수요로 해당 단지들의 평균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에서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경희궁자이, 경희궁롯데캐슬 아파트는 모두 역세권(각각 5호선, 3호선) 단지이지만 의료기관 접근성에선 차이가 난다.
경희궁자이는 강북삼성병원, 서울적십자병원과 가까운 '병세권'이다. 직선거리로 400~500m 내외다. 경희궁롯데캐슬은 이들 병원과 1㎞ 정도로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병세권' 경희궁자이는 지난 1월 20억원에 거래된 데 비해 경희궁롯데캐슬은 지난해 12월 15억원에 거래됐다.

지방에서는 병세권 단지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 후평동에 위치한 춘천후평우미린뉴시티는 강원대학교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등을 이용하기 편리한 단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5억원에 거래돼 2021년 입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지방에서 신고가 경신은 흔치 않은 사례다. 의료대란 장기화로 환자와 가족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지방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의료인프라를 갖춘 단지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지방유학 증가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지역별 배정 현황에 따르면 충청권이 7개 의대, 충남(137명), 충북(211명), 대전(201명)을 합해 총 549명이 늘게 돼 최다 증원이 추진된다.
이에 충청권이 의대 증원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면서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학부모와 자녀의 지방유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지방에서는 정원 60%를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으로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이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인구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시대적인 상황과 의료대란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의료 인프라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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