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공의 설득 집중하는 정부… 보건소 등 비대면 진료도 확대 [윤대통령, 전공의 만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3 18:08

수정 2024.04.03 18:08

의대 증원폭 타협 여지 열어놔
대화로 의정갈등 돌파구 모색
전공의 측 정부 제안에 일단 침묵
의료계 일각선 "만남 추진 환영"
사직서 제출하는 의대 교수들 3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직서 제출하는 의대 교수들 3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화의 물꼬를 틈에 따라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의정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고도화하며 상황 장기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한편 윤 대통령과 전공의 간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정부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의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보건소를 이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비대면진료, 보건소·지소 확대

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부터 비대면진료 시행기관을 '보건소'와 '보건지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를 통해 의료역량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 의료공백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비상진료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월 23일부터 모든 종별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있으나, 대상 기관에서 보건소와 보건지소는 제외됐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의 공백 발생 가능성에 일부 보건소와 보건지소의 비대면진료를 허용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고 정부도 이를 수용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보건소 246개소, 보건지소 1341개소의 비대면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이에 따라 경증질환자는 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의 비대면진료를 통해 상담과 진단·처방 등을 받을 수 있다. 처방전의 약국 전송 등 현행 비대면진료 절차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조치를 통해 보건소와 보건지소 의사도 섬·벽지 등 근무지와 먼 지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경증 질환자나 동일한 약을 처방받는 만성질환자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전공의 대화할까" 주목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윤 대통령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담화문을 통해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안을 들고 나온다면 의대 증원 2000명 증원 폭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대화 의지에도 이날 현재까지 이에 상응하는 전공의들의 움직임은 전무하다. 다만 물밑에서 접촉을 위한 시도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과 연락이 되는 상황이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지금 전공의들과)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사항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는 물론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지만 전공의들이 대화 제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의대 증원 숫자를 조정하자는 다소 온건한 주장을 했던 의대 교수들과 달리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2000명 정책과 의료개혁 정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윤 대통령과의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면 선결 조건으로 의대 증원 2000명 정책과 행정처분 등 사법적 조치의 취소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공의들이 이런 식으로 조건을 달고 대화 여부의 결정을 시도한다면 먼저 대화를 하자고 청한 정부 쪽에서 대화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의 만남 추진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정갈등이 꽉 막혀버린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합리적인 방안을 만든다는 전제하에 대통령과 전공의가 대화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윤홍집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