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정 비우고 하루 종일 기다린 尹…전공의 1명도 안 나타났다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08:02

수정 2024.04.04 08:02

윤 대통령 "이야기 듣겠다" 대화 제안했지만
의사 커뮤니티 "순진한 전공의들 역공 당해"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를 만나기 위해 3일 모든 일정을 비우고 기다렸지만, 이날 박단 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어떤 전공의도 대통령실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여러분은 매우 중요한 자산" 복귀 요청

대통령실은 3일 의료계를 향해 "2000명 정원 확대를 포함해 의제와 형식, 격식에 상관없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를 직접 찾아가는 방안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담화에서도 전공의를 향해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매우 중요한 미래자산"이라며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취소 등의 의지를 밝혀야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정부에 요구해온 '의대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라는 전제 없이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서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의사 커뮤니티엔 "지금 만나면 대통령만 좋은 일" 강성글 대세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만남을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온다. "진정성 없는 대통령을 만나봤자 순진한 전공의들이 역공을 당한다", "지금 만나면 대통령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조차 "전공의들이 지금 나서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윤 대통령과 박단 위원장에게 각각 "딱 5분 만이라도 (대통령이) 전공의 대표 한명만이라도 안아주시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달라", "만약 대통령이 (전공의를)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던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3일 보직에서 사퇴했다. 만남을 반대한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떠밀려서 사퇴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전공의들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급종합병원의 한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대화를 전공의들이 거부하는 모습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며 "더욱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대화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후학들이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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