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尹, 전공의 대표와 2시간 넘게 면담.."열악한 처우 경청"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17:24

수정 2024.04.04 17:24

윤 대통령, 박단 전공위 비대위원장과 비공개 면담
서울 용산 청사서 오후 2시~4시15분 만나
"전공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여건 설명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8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8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의료대란의 장기화를 수습하기 위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지 7주가 지난 가운데 윤 대통령의 직접 대화 제의 이틀만에 전공의협의회가 대화에 응한 것이다.

이로써 비록 좁혀야 할 간극은 크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전공의들과 첫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대란 사태가 변곡점을 맞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단 위원장을 오후 2시부터 4시 15분까지 만났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는 전공의측에선 박단 위원장 혼자 참석했다. 이날 면담에서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특히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의 설명을 경청했다.

이날 면담은 대통령실이 지난 2일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밝힌 뒤 양측간 수차례 물밑 조율을 통해 전날 늦게 만남이 최종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만남에 앞서 대전협 대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과의 면담 계획을 알리며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며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고 전했다.

성명서 등은 대전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발표한 내용으로, 의대증원계획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채용 확대,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대책, 부당 명령 철회 및 사과 등 7개 요구안이 골자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7개 요구안 등의 취지와 전공의측 입장을 비롯해 '의대증원 유예안' 등을 제시했으며 대통령실도 의대 증원 계획의 합리적 근거와 당위성 등을 재차 강조하면서 정상적인 업무 복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첫 만남에서 전격적인 '합의안' 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2000명 증원 숫자 등을 두고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온 만큼, '대화체 신설'을 통한 지속 협의를 포함한 중재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의료대란의 장기화로 환자와 가족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서로 한 발 씩 물러서 우선 대화와 협의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추후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자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오는 10일이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만큼 '강대강 충돌'을 피하면서 일부 전공의의 현장 복귀 등을 통해 원활한 협상의 여건을 조성한 뒤 총선 이후에 구체적인 협상 로드맵을 정하는 선에서 절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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