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청약 줄미달..흥행 신통치 않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17:14

수정 2024.04.04 17:14

왼쪽부터 쿠사마 야요이 '호박(2001), 앤디워홀 '달러사인', 쿠사마 야요이 '호박'(2002). (사진=각사 증권신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쿠사마 야요이 '호박(2001), 앤디워홀 '달러사인', 쿠사마 야요이 '호박'(2002). (사진=각사 증권신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청약 성적은 좋지 않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진행된 투게더아트의 2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청약에서는 16.6% 미달이 발생했다. 미국 현대예술가 조지 콘도의 ‘더 호라이즌 오브 인새너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으로, 일반청약 9252주 가운데 7715주에 대해서만 청약이 이뤄졌다.

투게더아트가 지난해 말 내놓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02년작)도 일반에 배정된 수량(1만638주) 중 잔여 증권 493주가 발생해 4.6% 미달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옥션블루도 올해 1월 앤디 워홀의 ‘달러사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을 출시했는데 일반청약 6300주 가운데 14.5%가 미달됐다.

청약에서 큰 관심을 받고도 상당수 신청들이 납입을 포기하기도 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말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01년작)을 기초로 한 청약을 진행했다. 첫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청약에 큰 기대감을 모으면서 최종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청약 신청자가 납입을 포기하면서 1983주의 실권주가 나왔다. 일반에게 배정된 수량(1만1088주)의 5분의 1이 실권주로 나온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계약증권 청약의 연이은 아쉬운 성적에 대해 미술품 시장이 침체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발표한 한국 미술시장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시장 거래 규모는 66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미술품 투자에 대한 인식이 일반투자자들에 익숙하지 않고, 미술품 시장 자체가 호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계약증권은) 2차 거래가 안 되고, 작품 처분 시점까지 기다려야 하다 보니 회전율이 높은 상품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투자할 유인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게더아트와 서울옥션블루의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위해선 각각 NH투자증권과 KB증권 계좌를 연동해야 한다. 청약과정에서 증거금 100%를 납입해야 한다.

열매컴퍼니는 케이뱅크 가상계좌를 통해 납입을 진행하고 있다. 심 연구원은 “실명 계좌를 이용하는 곳은 계좌를 개설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메리트가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각 발행사는 신규상품 출시를 통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투게더아트는 이날 조지콘도의 ‘언타이틀’을 기초로 한 3호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앞선 투자계약증권과 달리 기존 1주당 10만원이었던 공모가를 1만원으로, 일반에 배정하지 않은 증권 60% 중 절반 이상을 6개월 이상 의무보유할 예정이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 개념이 생소하고, 미술품이 장기간 매각되지 않고 자금이 묶이진 않을 지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