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축적된 방제기술로 소나무재선충병 잡는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17:19

수정 2024.04.04 17:19

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 소나무재선충병 연구 성과, 산림 정책과 피해 현장 길잡이
산림청 관계자가 소나무 재선충병 고사목에 둘러진 이력관리 띠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해 나무의 좌표값과 직경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가 소나무 재선충병 고사목에 둘러진 이력관리 띠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해 나무의 좌표값과 직경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생태특성 및 진단부터 방제 기술개발에 이르는 다양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방제에 나서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산불, 산사태와 달리 ‘소나무-소나무재선충-매개충’의 생물 요인 간의 상호 관계에 의해 소나무림이 파괴되는 산림재난이다. 지난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1500만 그루의 소나무 피해목이 확인됐고, 지난해부터 다시 확산세로 전환됐다.

소나무재선충병연구 1·2단계는 훈증 집중

소나무재선충병 연구 1단계(1989~2009년)는 감염목 피해가 점차 증가하던 시기로, 소나무재선충병의 ‘기초 생태 및 방제 기술개발’ 연구에 역점을 두고 진행됐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가장 기본이 되는 ‘피해목 제거사업’을 위해 벌채목의 ‘파쇄’, ‘소각’, ‘훈증’ 처리 지침을 제시했고, 저독성 훈증 약제 ‘메탐소듐(25%)’을 선발, 급증한 현장의 벌채목 처리에 집중 활용했다. 이와 더불어 감염지역 내에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비병징 감염목을 함께 제거해 방제 효과를 검증한 ‘모두베기’ 방제법을 처음 제안했고, 매개충의 생활사 구명 연구를 통한 방제 최적 시기 결정을 지원했다. 또 예방 효과가 우수한 나무주사 약제 ‘아바멕틴’과 ‘에마멕틴 벤조에이트’를 선정해 현장 방제 효과를 높였다.

소나무재선충병 연구 2단계(2010~2015년)는 2014년 피해목 218만 그루의 2차 대발생이 있었던 시기로, 국립산림과학원은 급증한 고사목 방제를 위해 ‘현장 지원형 방제 기술 다각화 연구’에 집중했다. 현장에 적재된 피해목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디메틸설파이드’와 ‘메탐소듐(42%)’ 훈증제를 추가 등록하고, 동시에 ‘대량훈증법’을 개발하여 고사목 활용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현재는 중단된 대면적 항공 방제용 ‘아세타미프리드’ 약제를 선발하고, 매개충 ‘페로몬 트랩’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 연구도 병행했다. 이 밖에도 지상 방제 약제 살포 방법 개발, 6년간 약효 지속력이 있는 ‘밀베멕틴 ’예방 나무주사 선발 등 다양화된 방제 기술개발로 탄력적인 현장 대응 방안을 구축했다.

연구 3단계 나무주사·진단키트 개발

소나무재선충병 연구 3단계(2016~2023년)는 2014년 2차 대발생 이후 피해가 점차 줄어들던 시기로, ‘예찰·진단’ 및 ‘방제 기술의 고도화’ 연구가 추진됐다. 예방 나무주사 약제는 약효 지속 기간이 2년부터 4년까지의 다양한 품목과 소나무재선충과 매개충을 동시 방제 가능한 ‘합제나무주사’(에마멕틴 벤조에이트+아세타미프리드 등)를 선발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30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휴대용 유전자 기반 소나무재선충병 진단키트 개발’을 통해 진단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했다. 또한 소나무재선충병 ‘내병성 우수 개체 육성 및 보급’을 위한 연구가 착수됐고, 환경 위해성의 우려로 중단된 항공살포를 대체하는 ‘정밀 드론’ 약제 살포 방식을 정립해 피해 극심지와 선단지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조치했다.

다만, 친환경 방제 연구는 국제공동연구 및 연구 컨소시엄 사업으로 매개충 기생 및 포식 천적 연구, 병원 미생물 선발, 기주 저항성 유도 세균 연구 등 다양하게 추진됐지만 대부분 현장 적용 시험에서 효과가 저조해 실용화에 한계가 뒤따랐다.

이러한 방제 기술을 현장에 접목해 재선충병 피해지역 중 18개 시군구는 청정지역으로 전환했으며, 현재까지 재선충병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병 최초 발생지인 부산시 동래구는 2011년 1월 이후로 재선충병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농림위성이용 예찰·피해 특성 연구 지속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재선충병의 지속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를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2025년 발사될 ‘농림 위성’의 영상을 활용한 광범위한 지역의 신속·정확한 예찰 기술 고도화 연구 △대구 달성·경북 포항·경남 밀양 등 소나무재선충병 ‘특별 방제 구역’의 맞춤형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피해 확산 특성 연구에 나선다. 또 △약제의 환경위해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약제의 산림생태계 위해성 평가’ 연구 △매개충 방제용 교미교란제와 기피제 개발, 기주 저항성 기작과 관련된 저항성 유도체 활용 연구, 소나무재선충병 내병성 우수 개체 증식을 통한 클론보존원 조성·보급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인천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은 "소나무재선충병 현장과 정책에 단비와 같은 연구성과를 도출해 우리나라 16억 그루의 소나무를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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