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근무태만 없었다" vs "먹방 다녔다" ['현주엽 스캔들' 팩트체크③]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5 07:41

수정 2024.04.07 08:33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근무태만 의혹
학부모들은 "야간훈련, 주말에도 연습" 반박
서울시교육청, 휘문고 감사 착수 결정
지난달 25일 기자가 찾은, 지방에 마련 된 휘문고 농구부 숙소 입구. 사진=한승곤 기자
지난달 25일 기자가 찾은, 지방에 마련 된 휘문고 농구부 숙소 입구. 사진=한승곤 기자

[편집자주] '농구 스타' 현주엽은 현재 ①위장전입 의혹 ②각종 특혜 의혹 ③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근무 태만 등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가 가진 유명세로 치부하기에는 현행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심각한 논란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너무 과한 의혹 제기가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현 감독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3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늘 야간 훈련 또는 주말 훈련에 감독이 참석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왔다."

기자는 지난달 25일 전남에서 열린 제49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휘문고 농구부 학생들의 숙소를 찾았다.
현 감독에 의한 농구부 파행 의혹 사실확인 등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숙소 입구에서부터 일부 학부모들은 외부인의 접촉을 막았다. 취재 목적을 설명하고 나서야 숙소 로비에서 어렵게 인터뷰가 가능했다. 학부모들은 현 감독에서 비롯한 농구부 파행은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학부모는 "애들도(선수) 그렇고, 우리 학부모들 입장도 그렇고 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현 감독은 훈련을 많이 시켰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현 감독에 대한 탄원서를 접수받고, 지난달 19일 특별 장학에 나섰다. 이어 현 감독의 방송 활동이 정상적인 겸직 범위를 넘어선 걸로 잠정 결론내리고, 정식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농구부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현 감독에 의한 농구부 파행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들은 "현 감독이 방송촬영 때문에 훈련에 소홀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 감독의 주 1회 촬영 계획은 이미 모든 학부모의 동의를 받았다. 학교도 겸직을 승인했다. 그리고 촬영으로 인해 훈련에 빠질 경우가 아니라도 늘 야간 훈련 혹은 주말 훈련에 감독이 참석해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는 사실을 학부모 전원은 잘 알고 있다. 전임감독에 비해서도 훈련 시간과 훈련량이 월등히 많다"고 밝혔다.

현 감독 측 주장은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더 나아가 근무 시간을 언급하며, '주 40시간 미만 운영'은 없다고 주장한다.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 감독 측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휴게시간 1시간 포함해서 하루에 9시간 정도를 학교에 있어야 한다"면서 "현 감독이 11월 17일 부임하고 한 달 있다가 방학이고 겨울 내내 훈련한 건데, 대략 현 감독이 오전 9시에 오후 9시 30분, 10시에 퇴근하니까, 하루에 12시간 13시간씩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당연히 40시간 이상은 무조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은 학부모님이나 선수들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 감독은 주로 코치에게 농구부 일을 맡기고 '먹방' 등 방송 활동에 집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종종 훈련에 불참했다고 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른바 맛집이 지방에 많고, 현지 촬영이 많다 보니 결국 농구부 근무 태만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휘문고는 지난해 12월 21일 성균관대 체육관에서 무룡고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는데, 현 감독이 없이 경기가 진행되었고, 경기 중 한 학생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책임져야 할 지도자가 없어 곤혹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상황을 종합하면 현 감독은 '먹방' 촬영 등에 집중하고 자신의 직무인 농구부 감독 일은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해당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공식입장에서 "타학교와의 연습경기 시 감독의 부재로 학생을 소홀히 대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당시 학생의 부상이 발생하자마자 선수 부모님께 바로 연락해 알렸으며 즉각 응급실로 이송했다. 또한 실시간으로 경과 상황에 대해 연락도 나눴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학부모들의 탄원서가 접수되자 이달 휘문고에 대한 특별 장학을 실시했다. '특별 장학'은 학생 교육활동 보호 차원에서 교육청의 관련 팀이 학교에 방문, 사실관계 파악을 하고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교육청은 특별장학에 이어 현재 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감사'는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에서 실시하며, 위법 사항이 있는지 판단한 후 징계 등 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감사를 통해서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을 발견한다면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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