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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 완화에도 '내수둔화' 장기화…고물가·고금리 이중고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7 12:00

수정 2024.04.07 12:00

KDI, 4월 경제동향 발표 '내수 둔화' 5달째...회복세 지연돼 반도체 업황은 반등...경기 전반은 회복세

한파와 폭설, 일조량 감소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4.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한파와 폭설, 일조량 감소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4.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소비·투자를 비롯한 내수는 여전히 둔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며 다섯달 연속 내수 둔화를 진단했다.

7일 KDI는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으나, 수출이 IT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은 최근 살아난 글로벌 반도체 경기다.
글로벌 교역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수출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반도체 관련 수출과 생산이 늘며 주가 등 일부 금융지표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2월 전(全) 산업 생산은 광공업생산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며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조업일수가 줄었음에도 광공업생산은 전월(12.9%)에 이어 4.8% 증가를 이어갔다. 1~2월 평균으로는 지난해 12월(6.3%)보다 높은 8.8% 증가를 기록했고, 조업일수의 영향을 빼면 계절조정 기준으로도 전년동월대비 9.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1.9%), 전기장비(-17.9%)를 중심으로 4.8% 줄었다. 1~2월 평균으로도 1.5%의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는 중이다. 특히 완만곡선을 그리던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 및 음식점업(-4.5%), 도소매업(-3.7%)이 감소하며 총 1.2% 증가하며 전월(4.5%)에 비해 회복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아직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분야다. 특히 소비는 상품소비의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전월의 부진한 모습을 유지했다.

전월 KDI가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한 것과 같이 설 명절과 밀접한 음식료품 소비가 일시적으로 대폭 증가하였으나 그 외 대부분의 품목은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월 소매판매(0.9%)는 음식료품(16.7%)의 증가를 제외하면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감소세가 이어졌다. 생산시설 공사, 조업일수 축소도 반영되며 승용차(-17.8%)와 통신기기 및 컴퓨터(-10.1%)에서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생산(1.2%)은 서비스소비와 밀접한 숙박 및 음식점업(-4.5%),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1.1%), 교육 서비스업(-1.3%)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미약한 증가세에 그쳤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3.8%) 미약한 증가세에서 오히려 0.3% 감소세로 돌아서며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KDI는 "(감소전환은)조업일수 변화에 따른 것으로 투자 여건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계절조정을 감안하면 10.3% 증가세를 보인 것 역시 "주로 변동성이 큰 선박 등 운송장비(23.8%)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부진 완화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 중이다. 다만 반도체경기 개선에 따라 반도체와 밀접한 설비투자는 일부 개선되며 완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농산물과 석유가격으로 물가에 상방압력이 가해지고 있지만,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서비스물가 상승폭 좁혀지며 근원물가 상승세 역시 전월(2.5%)에서 2.4%로 둔화했다는 것이다.


2월 기준 경기지수는 99.9로 전월(99.7) 대비 소폭 상승했으며, 선행지수 역시 전월(100.3)에 비해 100.4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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