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美中 칩워 2라운드, 美 中 범용 반도체도 옥죈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6 08:17

수정 2024.04.06 08:17

미·EU 레거시 반도체 60% 생산하는 中 수출 통제 고려
지나 러몬도 美 상무부 장관 "동맹 대중국 수출통제 우리와 협력해야"


지나 라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서 열린 미국-유럽연합(EU) 무역기술위원회(TTC) 회의를 마치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l
지나 라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서 열린 미국-유럽연합(EU) 무역기술위원회(TTC) 회의를 마치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l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중국이 생산하고 있는 레거시(범용) 반도체 분야 수출 통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통제에 이어 자동차와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반도체에서도 대중국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유럽연합(EU)과 범용 반도체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美 "中 반도체 수출통제 우회 경계해야"

5일(현지시간) 미국은 EU와 벨기에 루뱅에서 제6차 무역기술협의회(TTC) 장관회의를 개최한 뒤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 교란에 공동 대응한다며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항상 반도체 수출통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어 미국과 동맹이 늘 경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군사력 강화에 사용할 수 있는 첨단반도체의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경제 전반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 산업을 중국이 지배하는 것까지 경계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 1월 국가 안보와 핵심 기반 시설과 관련된 공급망에 범용 반도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와 EU는 각자 조사를 통해 파악한 범용 반도체 관련 비(非)시장 정책과 관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양측은 범용 반도체의 세계 공급망을 왜곡하는 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또는 협력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부당한 보조금 등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의 덤핑(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수출)을 지원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과 EU가 함께 수출통제 등을 통해 대응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러몬도 장관 "中 수출통제 끝이 없는 게임"


이와 관련, 러몬도 장관은 "첨단기술과 관련해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 분야에서 양측의 공동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모든 국가의 강압이나 비(非)시장 관행에 함께 대항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데 TTC를 활용하는 것을 이번 회의에서 논의했다"라고 덧붙였다.

러몬도 장관은 "향후 몇 년간 시장에 나오는 모든 신규 범용 반도체의 약 60%가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정부가 레거시 반도체 산업을 엄청나게 보조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은 거대한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어 우리가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에 첨단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네덜란드 등 동맹에도 유사한 수출통제를 시행하라고 압박해왔다.

러몬도 장관은 "나는 대중국 수출통제의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면서도 "이것은 끝이 없는 게임이고 계속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맹국들은 우리가 어떤 우회를 포착할 때마다 우회를 차단하고, 수출통제를 집행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의 접근 방식을 더 고민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경쟁담당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수출통제에 대해 대화했다"며 "우리는 레거시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의 인텔 캠퍼스를 둘러보는 동안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와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의 인텔 캠퍼스를 둘러보는 동안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와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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