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기 씹었더니 플라스틱이 '우드득'...백종원 도시락에 무슨 일이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6 13:43

수정 2024.04.06 13:43

CU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백종원 뉴 고기 2배 정식'. 연합뉴스 제공
CU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백종원 뉴 고기 2배 정식'.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뢰의 이름 '백종원'의 명성이 이물질이 생겼다. 그의 이름을 걸고 판매되는 편의점 도시락에서 플라스틱 기름 뚜껑이 나왔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도시락을 만든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겼지만, 업체가 무대응으로 일관해 문제가 커졌다.

6일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40대 개인사업자 A씨는 지난 달 24일 오후 10시 일을 끝낸 후 CU편의점에서 '백종원 뉴 고기 2배 정식' 도시락을 사먹었다.

도시락에서 제육볶음을 집어 먹던 중 물렁뼈처럼 딱딱한 게 씹혀서 뱉었더니 '플라스틱 뚜껑'이었다고 한다.

그가 편의점 본사의 고객센터에 이런 사실을 알렸더니 편의점은 하청을 맡은 제조업체가 A씨에게 연락하도록 했다.
제조사는 그러나 A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자기들은 해줄 게 없다고 밝히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CU편의점에서 판매한 도시락의 제육볶음에서 나온 식용유 뚜껑. 식약처가 불시에 제조 현장을 조사한 결과 생산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제공
CU편의점에서 판매한 도시락의 제육볶음에서 나온 식용유 뚜껑. 식약처가 불시에 제조 현장을 조사한 결과 생산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제공

당국 조사 결과 도시락의 플라스틱은 제육볶음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식용유의 뚜껑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경인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조업체를 불시에 방문해 조사한 결과,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상태로 가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청은 도시락의 제육볶음에 사용하는 원재료와 포장 용기 등을 살펴봤더니 A씨가 신고한 이물질이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식용유 뚜껑과 모양, 재질이 같았다고 한다.

제조업체는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인청은 이에 따라 해당 제조업체 관할기관인 경기도 광주시청에 행정처분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문제가 된 도시락은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백종원 대표와 협업해 메뉴를 개발한 후 생산, 판매하는 상품이었다.

고객 무시로 일관했던 편의점과 제조사도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180도로 바뀐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제조사는 고객에게 연락해 이물질이 나왔음을 인정하고 제품관리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다. 편의점도 비슷한 내용의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제조사와 편의점은 또 직접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뜻도 표시했으나 A씨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제품 위생관리에 더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상품 품질과 관련해 불편하게 한 점 사과드린다. 정중한 사과와 더불어 보상방안 등에 대해 고객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하겠다.
앞으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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