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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명소 '먼쨈' 당일치기, 10층 물의 계단 '매사폭포' [이환주의 내돈내산]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6 17:13

수정 2024.04.06 17:13

렌터카로 치앙마이 여행 2배 더 즐기기 : 4화
[파이낸셜뉴스]
치앙마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고산지대에 위치한 캠핑명소 '먼쨈'의 전경. 사진 이환주 기자.
치앙마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고산지대에 위치한 캠핑명소 '먼쨈'의 전경. 사진 이환주 기자.

먼쨈에서 먼산을 보는 기자.
먼쨈에서 먼산을 보는 기자.

매사폭포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매사폭포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훼이뜽타오 양 목장.
훼이뜽타오 양 목장.

치앙마이 3일차, 아침겸 점심은 '토미마키'라는 현지 일식 요리점을 찾았다. 점심 특선 메뉴가 80밧(3200원) 정도로 저렴해 롤 2종류, 새우튀김 우동, 야끼소바를 주문했다. 우동 면은 냉동면이라 면이 툭툭 끊겼지만 새우튀김 사이즈가 손바닥만큼 커서 3000원이면 감지덕지였다.

이 날은 숙소에서 가까운 곳부터 순차적으로 찍고 가는 대신 에너지가 많은 아침에 가장 먼 곳을 운전해 가기로 했다. 이날의 메인 목적지는 '먼쨈'이었다.

먼쨈은 가파른 산등성이를 밭으로 일군 몽족 부족민의 터전인 곳이다.
계단식 밭과 정원이 꾸며져 있고 고산지대에 있어 선선한 것이 특징이다. 원래는 아편을 재배하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지역 사업의 일환으로 여러가지 농산물을 생산한다. 요즘은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 사이에 1박 등 캠핑을 하는 명소로 유명하다.

먼쨈에서 만난 의외의 빅 잼 '포뮬러'

치앙마이 시내에서 1시간을 조금 더 넘게 달려 먼쨈에 도착했다. 치앙마이 외곽은 대관령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곳이 많아 좀처럼 속도를 내기가 힘들었다. 열대 정글의 다양한 수목과 들꽃을 보며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겼다. 여행 기분을 낼 수 있게 한국의 대표 여름 노래를 틀고 달렸다.

먼쨈 입구의 초입에는 대부분 상점들에서 전날 마셨던 로즈와인을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태국 전통술과 코끼리 바지, 딸기를 파는 상인도 많았다.

언덕길의 초입에는 나무로 만든 허름한 미니 자동차 같은 것이 있었다. 현지인들이 '포뮬러'라고 부르는 것으로 나무로 만든 바퀴 3개가 달린 경주용 차였다. 1인 당 100밧(4000원)을 주면 혼자, 혹은 두 명이서 같이 탈 수도 있는 놀이기구였다. '포뮬러'를 줄로 묶어 트럭에 타고 300m~400m 정도의 언덕을 올랐다.

언덕의 정상에서 간단하게 포뮬로 운전법을 배웠다. 앞 좌석의 스틱을 앞으로 밀면 전진, 뒤로 당기면 브레이크라는 간단한 조작법이었다.

일행과 같이 포뮬러에 올라탄 뒤에 2~3팀과 같이 정상에서 내려왔다. 처음에는 조작법을 익히느라 속도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곧 익숙해졌고 가속도를 이용해 언덕을 빠르게 내려왔다. 터덕터덕 나무 바퀴가 흙바닥을 굴러가는 진동이 엉덩이에 느껴지고 모래 바람이 날렸다. 앞서 가던 팀을 따라 잡아 처음에 왔던 결승선을 빠르게 내려왔다. 치앙마이 여행 중에 정글 속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짚 라인'도 꼭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포뮬러'를 타보니 '짚 라인' 생각은 사라질 정도로 꿀잼이었다. 혼자 왔다면 한 두 번은 더 탔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토미마키의 롤.
토미마키의 롤.

먼쨈에 있는 한 정원. 입장료가 있다.
먼쨈에 있는 한 정원. 입장료가 있다.

먼쨈에서 의외의 빅잼을 선사해준 '포뮬러'. 트럭이 포뮬러를 끌고 산을 오르고 있다.
먼쨈에서 의외의 빅잼을 선사해준 '포뮬러'. 트럭이 포뮬러를 끌고 산을 오르고 있다.

포뮬러를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
포뮬러를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

먼쨈 정상에 있는 한 정원의 전경.
먼쨈 정상에 있는 한 정원의 전경.

포뮬러를 타고 먼쨈 정상에 있는 한 카페에서 휴식을 취했다. '요도이 카페'라는 곳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정상에서 먼쨈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카페 바로 옆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 계단식 정원이 있었다. 입장료는 '현지 정원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쓰인다'는 명목으로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정원의 한쪽편에는 발을 구르면 절벽을 넘어 허공으로 발을 뻗을 수 있는 그네가 있었는데 살짝 고소공포증이 느껴졌다. 과감하게 발을 구르는 대신 잠시 앉아 사진만 찍었다.

'요도이 카페'의 반대편에는 양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농장, 입장료가 있는 꽃 정원, 또 다른 카페가 있었다. 비슷한 정원과, 비슷한 카페였지만 살면서 앞으로 다시는 이곳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능한 여러 곳을 둘러봤다. 내려오는 길에 견과류와 딸기 1각을 샀다. 2kg에 가까운 딸기가 200밧(8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지만 한 번에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알이 큰 딸기가 들어있는 작은 팩을 샀다.

먼쨈은 보통 별을 보며 야외 숙박을 하는 캠핑형 숙소가 많지만 당일치기 여행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국인은 잘 모르는 '매사폭포'..치앙마이 최고 수확

먼쨈을 둘러보고 동행한 친구가 추천해준 '매사폭포'에 들렸다. 치앙마이 도이수텝푸이 국립공원에 위치한 폭포로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들렸는데, 개인적으로 치앙마이 근교 여행 중 '메깜뻥'과 함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산 길을 따라 올라가면 총 10개의 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각 폭포마다 층이 적혀있고 쉴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주차를 하고 올라가니 2번 폭포가 가장 먼저 보였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많은 현지인들이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돗자리를 가지고와 휴식을 취하며 음식을 먹거나, 아이스박스 가득 맥주, 과일 등을 챙겨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한다면 하루 정도는 날을 잡고 피서를 와서 느긋하게 보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여행자 신분으로 둘러보러 온 것이었기에 열심히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6번째 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먼쨈에서 샀던 양념 아몬드를 까먹었다. 마침내 10번째 폭포에 다다랐을 때 '당신은 매사폭포의 정복자 입니다'라는 간판을 만날 수 있었다.

매사폭포가 흐르는 계곡 바위에 자리를 자고 앉아서 한 동안 흐르는 물에 발을 씻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물속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갈아입을 옷도 없고, 바로 차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했기에 참아야 했다.

차를 몰아 오던 길에 봤던 '림 나라(Rim Nara) 카페'에 들렸다. 야외 좌석에서는 흐르는 계곡물을 볼 수 있는 산속 카페였다.

매사폭포에서 현지인들의 피서를 하고 있다.
매사폭포에서 현지인들의 피서를 하고 있다.

매사폭포는 총 10층의 폭포로 이뤄져 있다. 6번째 층에 있는 폭포의 간판.
매사폭포는 총 10층의 폭포로 이뤄져 있다. 6번째 층에 있는 폭포의 간판.

매사폭포의 정상 부분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사폭포의 정상 부분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훼이뜽타오 양 목장과 선데이 마켓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야경 명소라는 '훼이뜽타오 저수지'로 향했다. 구글 맵을 확인하니 저수지는 오후 5시 30분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5시 15분 정도에 저수지 입구에 도착했으나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차를 돌려 인근에 있는 '훼이뜽타오 양 목장으로 향했다.

양 목장은 주말을 맞아 수많은 나들이객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의 한쪽 구석에서는 초대형 열기구가 공중에 떠 있었고 공원의 하늘에도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수많은 연 들이 날고 있었다. 공원에서 양을 관리한다는 호주인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사람들에게 아기 양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아기 양을 안아서 넘겨줬다. 그는 치앙마이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6년전부터 양을 돌보며 살고 있다고 했다.

해가 떨어질 즈음 차를 몰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타페게이트 근처에 있었는데 마침 선데이 나이트 마켓과 가까워 저녁은 그곳에서 먹었다.
토요 나이트 마켓과 비교해 규모가 훨씬 더 컸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구성은 거의 비슷했다. 토요 마켓을 갔다면 굳이 일요 마켓까지 방문할 필요는 없었을 듯 싶었다.
이 날만 2만보 이상을 걸었고, 다음날도 빡빡한 일정이 이어질 것이었기 때문에 조금 일찍 호텔로 돌아왔다.

훼이뜽타오 양 목장을 찾은 관광객.
훼이뜽타오 양 목장을 찾은 관광객.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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