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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번 구부려도 끄떡없다… 대용량 에너지 저장 섬유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7 12:00

수정 2024.04.07 18:27

KIST "웨어러블 활용도 클것"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형 전극 소재를 시계줄형 슈퍼 커패시터로 만든 뒤 물에 담가놔도 전자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KIST 제공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형 전극 소재를 시계줄형 슈퍼 커패시터로 만든 뒤 물에 담가놔도 전자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섬유형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로 만든 슈퍼 커패시터는 1만번 넘게 충방전을 해도 100%의 성능을 유지했으며, 5000번 이상 구부림 테스트에도 94%의 성능을 유지했다. 특히 일반 섬유와 함께 천을 만들어 디지털 시계의 손목줄로 사용해 시계를 작동시켰다. 이 손목시계 줄은 구부림, 접기, 세척 후에도 에너지를 그대로 저장하고 있어 웨어러블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7일 KIST에 따르면 KIST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김남동 박사팀과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파우더 형태에서 산처리해 성질을 바꿈으로써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강하고 가벼운 동시에 매우 유연한 특성을 가져 웨어러블 기기 폼팩터의 자유도를 높이고, 다양한 형태와 사용 용도에 맞춰 제작할 수도 있다. 연구진이 이런 섬유의 성질을 바꿈으로써 일반적인 탄소나노튜브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33배 증가하고, 기계적 강도는 3.3배, 전기 전도도는 1.3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순수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만을 사용해 에너지 저장 전극 소재를 개발했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일반 섬유에 섬유형 전극 소재를 함께 천으로 만든 손목시계 줄은 물 속에서도 전자시계를 이상없이 작동시켰다. 또한 세탁세제가 들어간 물에 담가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김승민 박사는 "산업화된 습식 방사 기술을 통한 대량생산 가능성은 이 소재가 상업적으로도 매우 유망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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