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사주 사는 경영진… 주가 반등 계기되나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7 18:46

수정 2024.04.07 18:46

한화생명·한화손보·LG유플러스
주가 저평가 판단 매수 나서
'주가 저평가 섹터'로 묶인 기업의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연달아 사들이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빗겨간 채 주가 하락이 지속되자 자사주 매입을 통해 '구원투수'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1.92% 내린 28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고점인 3690원(2월 5일)과 비교하면 23.9% 하락한 상태다.

저평가주 열풍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1배인 한화생명에도 투자심리가 몰리는 듯 했지만 사그라든 모습이다. 주가가 밀리면서 임원들의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통상 고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기업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화생명 김중원 컴플라이언스실장(전무)이 지난 1일 한화생명 주식 4만주(주당 매입가 2900원)를 사들였고, 비등기임원들도 지난달 28일 이후 총 3만8121주를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2915~3120원이다.

한화생명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 이후 기대치를 밑도는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은 탓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는 받는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주당배당금(150원)은 컨센서스(204원)를 하회했다"며 "배당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주가도 적정가치를 넘어선 수준까지 상승한 바 있다"고 짚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책임 경영과 주가 하락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손해보험도 보험주 섹터에서 밸류업 수혜가 기대됐지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세다. 현 주가는 고점인 5550원(2월 23일) 대비 22.4% 후퇴한 상태다.

이에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지속 보이고 있다. 한화손보 서지훈 부사장과 하진안 전무 지난 4일 각각 자사주 2000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앞서 박성규 부사장(1만주) 등 주요 임원들이 지난달 1만83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정태준 연구원은 "한화손해보험은 양호한 자본비율에도 주당배당금이 컨센서스(250원)를 밑도는 200원으로 결정됐다. K-ICS(신지급여력제도) 관련 경과조치 적용이 해제되기 전까지는 적극적 주주환원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이사가 선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는 자사주 1억5300만원어치(1만5000주)를 사들였고,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김범순 전무도 각각 5000주, 2338주를 매입했다.


LG유플러스의 최근 PBR은 0.52배로 저평가 상태지만 영업이익 감소로 배당성향이 증가해도 주당배당금(DPS) 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라는 증권가의 시각이다. 최근 주가는 9800원까지 내렸는데 횡보 국면에서 임원진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지 제고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하나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지출(CAPX) 집행을 염두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배당금 증가 및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에 부합하는 종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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