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10대 전용전자지갑부터 짠테크 채팅방까지..."미래고객 잘파세대 잡아라" 팔걷은 은행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7 19:09

수정 2024.04.07 20:35

90년대 중반이후 출생 고객들
필요 따라 은행 수시로 바꿔
시중은행·인뱅 마케팅 강화
맞춤형 콘텐츠로 발길 붙잡기

"9만원으로 남은 한 달 버틸 수 있을까?"

"화이트데이 사탕 값으로 5만원 이상은 적정한가?"

'"요즘 어린 친구들이 한다는 재테크 리셀러(이른바 되팔이)는 좋은 재테크인가?"

"매일 편의점에서 1+1 커피 마시는데 과소비인가?"

친구들에게 물어볼 법하지만 왠지 묻기에는 어려운, 현실 속 고민들이 올라온 곳은 토스뱅크의 자린고비 채팅방이다. 토스뱅크 굴비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소통공간이다. 자신의 금융생활과 관련된 고민을 올리고 투표를 통해 '된다 안 된다, 적정하다 과하다' 등 의견을 교환한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체 이용고객은 30만명, 올라온 고민은 2만8500개, 총투표수는 1300만건에 달한다. 토스뱅크가 위와 같은 소통공간을 운영하는 건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고객들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금융 관련 고민을 부담 없이 나누도록 함으로써 미래 핵심고객이 될 잘파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도 잘파세대 공략에 적극 나섰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잘파세대를 미래세대 고객"이라고 정의하고 지난 1월부터 미래고객전담추진 ACT(Agile Core Team)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그룹 내 애자일 팀으로 잘파세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구체적으로 △단순하고, 비계좌 기반 금융채널 신설 등 채널접근성 제고 △캐릭터 위비, 광고모델 라이즈 등 '친근한 은행'이라는 이미지 브랜딩 △게임·사회공헌 등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은행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대를 위한 특화 콘텐츠를 통해 '미래고객 조기 선점'에 나선 은행도 있다.

KB국민은행은 10대를 위한 특화 플랫폼으로 '리브 넥스트'를 운영 중이다. 신분증이 없는 10대 고객이 본인 명의 휴대폰으로 선불전자지갑인 '리브포켓'을 만들면 수수료 없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고등학교 학생증을 리브넥스트에 등록하면 학급 시간표·식단표·학사일정과 교내시설 출입 바코드를 제공한다. 청소년의 사연을 바탕으로 한 밸런스 게임, 사회이슈나 환경을 주제로 한 이번주 퀴즈, 하루 만보챌린지 등에 참여하면 '하트'가 지급되고 청소년 고객이 원하는 기부처에 기부할 수 있다. 이렇게 3개월 주기로 하트 기부를 가장 많이 한 학교는 '기부좋은학교'로 선정돼 국민은행이 저소득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에서는 '알파세대의 올바른 금융습관 형성을 위한 체험형 금융플랫폼'을 테마로 잡았다. 10대 자녀뿐 아니라 보호자가 함께 '아이부자' 앱을 휴대폰에 설치해서 용돈을 주고받는다. 돈을 쓰고 불리고 나누는 활동을 함깨하는 금융 페어런트 테크(parent tech) 서비스다. 부모가 준 용돈 안에서만 사용 가능한 충전형 선불카드로 만 14세 미만은 일 5만원, 월 50만원 한도 내에 사용 가능하다.

잘파세대 유입이 필요한 은행들에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Sh수협은행은 직원 유튜버이자 홍보모델인 'Sh크리에이터'를 통해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 등 매월 8편의 숏폼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편당 조회수가 50만회에 달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잘파세대를 위한 자산형성 상품과 저축습관 들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청약저축과 절세노하우, 청년지원사업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20대 고객을 위한 SOL뱅크 내 전용 페이지 '헤이영 놀이터'를 운영 중이다. 농협은행은 일부 적금상품에서 MZ세대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미래 핵심고객인 잘파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비금융 특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라며 "주거래은행을 잘 바꾸지 않은 4050대와 달리 수요에 따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잘파세대 공략을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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