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너무 오른 방값, 이돈이면 한국 간다"… 日 골든위크 인기 여행지는 '서울' [글로벌 리포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7 19:46

수정 2024.04.07 19:46

일본인 해외여행자 52만명 예상
국내외 소비액은 9630억엔 전망
제주 들르는 크루즈 예약 15배 ↑
고물가에 국내 여행은 등 돌린 듯
지난 2월 18일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18일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역사적인 엔저(엔화가치 하락)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일본의 최장 연휴인 '골든위크'(4월 26~5월 6일)가 예정된 가운데 이 기간 일본인들은 해외여행지로 서울을 가장 많이 찾을 전망이다.

7일 일본 최대 여행사 'JTB'에 따르면 골든위크 기간 중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여행자 수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52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전에는 10일 연휴로 해외여행자 수가 역대 최고였던 2014~2018년 평균이 약 56만명임을 감안할 때 약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일본에서 한류가 문화의 한 장르로 뿌리내리면서 일본인들의 '서울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골든위크 기간에도 일본인들의 최고 인기 해외여행지는 서울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일본 여행사 'HIS'의 골든위크 기간 예약에서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1위를 기록했고, 대만 타이베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가 뒤를 이었다.

지난 3일 대만 동부 앞바다를 진원으로 하는 강진이 발생했지만 현재 골든위크 기간 중 예약을 취소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출발 크루즈의 기항지인 제주도는 전년의 15배로 예약이 급증했다. 아시아 도시에 비해 여행 수요 회복이 늦었던 홍콩도 4.5배로 수요가 몰렸다.

이번 골든위크 기간 중 일본 국내외의 여행 소비액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9630억엔(약 8조59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해외여행 비용은 평균 26만9000엔으로 같은 기간 5% 높아졌다. 해외와 국내를 구분해 조사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최고다.

엔저로 일본인의 해외여행 비용이 늘었지만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소비 심리, 일본 내 호텔 숙박료 및 물가 급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큐 교통은 해외여행 회복에 대해 "소비자들은 계속 해외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코로나19가 계절독감과 같은 5류 분류된 지 1년이 지나 심리적인 저항감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임금 인상과 주가 상승도 고액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4년 춘계 노사협상(춘투) 2차 응답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금인상률은 평균 5.25%였다. 이는 33년 만의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호시노 타쿠야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과 주가 상승에 의한 자산 효과가 순풍이 돼 코로나19로 억제됐던 해외여행의 수요가 표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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