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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하면 망한다고 목놓아 울었는데", FTA 20년만에 '대반전'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0 07:00

수정 2024.04.10 07:00

선진국 도약 발판 마련한 FTA
ISD 등 FTA 개선은 숙제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FTA 발효 20주년 기념 국제 세미나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FTA 발효 20주년 기념 국제 세미나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으로 올해 우리나라가 FTA체결 20주년을 맞았다. 이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와의 FTA체결로 세계 2위의 경제 영토를 구축했으며,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재협상, FTA관련 정보와 교육을 통해 중소기업의 FTA 활용능력과 소비자의 FTA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제공
무역협회 제공

선진국 도약 발판 마련한 FTA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총 21건의 FTA를 59개국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GDP의 85%에 달하는 국가들과 통상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를 통해 발효 20년간 양국간 무역은 4.5배 증가했다. 칠레는 구리를포함한 원자재를, 한국은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석유제품 등을 수출했다. 최근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가 중요해진 가운데, 정밀화학원료, 동, 철광등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지난 2012년 진통 끝에 체결한 한·미 FTA는 경제와 무역에서도 공고한 동맹관계에 기여했으며, 양국간 무역은 연평균 5.3% 증가했다. 자동차 및 부품, 배터리, 반도체 등이 수출을 주도하고, 원유와 가스, 반도체장비, 항공기부품 등이 수입을 주도했다.

2015년 체결한 한·중 FTA는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양국간의 무역은 FTA 발효 이후 연평균 2.1% 증가했다. 또 EU, 아세안, 호주 등 다양한 국가와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는 2.3배 증가했고, FTA 파트너 국가로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84%를 차지하는 등 상호 투자 확대로 다양한 산업 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무역 뿐만 아니라 국내 제도개선·치열한 경쟁을 통한 체질 개선도 실현했다. 콘텐츠 등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했고, 자동차, 가전, 화장품, 식품 등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상품경쟁력도 높아졌다. 선진국과의 포괄적 FTA 체결과정에서 협상 노하우, 자신감 등 계량화할 수 없는 경험도 큰 소득이라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제공
무역협회 제공

ISD 등 FTA 개선은 숙제

20년간 한국은 FTA 체결을 통해 분명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FTA 체결 과정에서 포함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재협상이 대표적이다.

ISD는 국제 무역 조약에서 외국의 투자자가 상대방 국가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인하여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투자자에게 국제법에 따라 해당 국가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규정이다. ISD는 국제중재기관에 제소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투자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가의 정책 결정에 대한 제약, 사법주권의 침해, 불공정한 절차, 경제적 부담, 투명성 부족 등의 결점이 있다.

실제 ISD로 인해 우리나라가 손해를 본 사례도 존재한다.
외환은행을 둘러싼 다국적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분쟁,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간 분쟁이 등이다. 우리 정부는 론스타와 엘리엇과의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각각 2800억원, 1300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밖에 FTA관련 정보와 교육을 통해 중소기업의 FTA 활용능력과 소비자의 FTA체감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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