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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에 신용등급'적신호'… 석화업계 회사채 발행 사활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8 18:05

수정 2024.04.08 18:05

여천NCC 등 이달 4곳 자금 수혈
조기상환옵션 걸어 투자자 모집
SK케미칼 18일 1500억 수요예측
BBB+강등 효성화학도 조달나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재무부담은 물론 신용도 강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냉랭한 투자심리 속에서도 공사모채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시장에서 여천NCC, SK케미칼,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등이 대거 자금조달에 나섰다.

여천NCC는 이달 5일 사모채 시장에서 조기상환옵션이 부여된 3년물 회사채(100억원)를 찍었다. 표면이자율은 연 5.55%다. 지난달 15일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린 사모채 300억원어치를 발행한 지 20일 만이다.
조기상환옵션은 1개 이상 신용평가사로부터 BBB+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을 경우 강제로 조기상환해야 한다. 여천NCC의 신용등급은 A0 수준이다.

앞서 여천NCC는 지난달 11일 공모시장에서도 2년물 15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공모채 수요예측에는 겨우 250억원이 들어왔다. 0.17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최저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여천NCC는 2018~2021년 배당금 지급 부담(연평균 약 4000억원), 나프타분해시설(NCC) 확장과 부타디엔(BD)공장 신설(총 투자액 9162억원)을 추진하면서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SK케미칼은 이달 18일 공모채 시장에서 최대 1500억원어치, SK어드밴스드는 24일 최대 1000억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각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K어드밴스드의 장기신용등급은 올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SK어드밴스드는 2022년 이후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차입금이 빠르게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어드밴스드의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말 기준 64.7%와 9.9%에서 지난해 9월 말 124.7%와 35.6%로 뛰었다.

이달 초 신용등급이 BBB+등급으로 강등된 효성화학도 공모 시장에서 1년 6개월물 회사채(500억원) 발행을 추진한다.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며, 발행 예정일은 17일이다.

효성화학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2조7916억원, 영업손실 188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과 건설 계열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리스크가 겹쳤다.
올해 초 롯데케미칼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조달을 연기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에 이어 올해 2월에도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회사채(2000억원)에 보증을 제공했다.


한국신용평가 최재호 연구원은 "올해 이후애도 중단기 동안 석유화학사업체들의 수익성은 저조한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주요 제품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면서 설비가동률 및 제품 스프레드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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