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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모국어 설명에, 신분증 하나로 계좌 트니 '대만족'이죠"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9 16:48

수정 2024.04.09 17:07

신한은행·이나인페이 "외국인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
1일 출금 한도도 3000만원으로 늘려 '호평 일색'
반월·시화 공단부터 서대문까지 외국인 밀집지역 대상 추가 서비스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 거주 외국인 소비자가 신한은행 계좌 개설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 거주 외국인 소비자가 신한은행 계좌 개설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E9페이 CS팀 직원이 외국인 소비자에게 모국어로 해외 송금 기능을 알려주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박문수 기자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E9페이 CS팀 직원이 외국인 소비자에게 모국어로 해외 송금 기능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 직원들이 계좌개설을 위해 서류를 작성 중인 소비자들을 돕고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 직원들이 계좌개설을 위해 서류를 작성 중인 소비자들을 돕고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다른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려면 재직증명서부터 각종 서류가 필요한데 신한은행에서는 외국인등록증만으로 되니까 편하죠."
9일 서울 서대문구 신한은행 서대문역점 3층에서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E9pay)가 개최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 현장에서 만난 타들저를린(33)씨는 "외국인이 일반 은행 창구에 가면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그는 서울 생활 8년차 직장인이다. 한국에서 번 돈 일부를 말레이시아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고 있다. 그동안 쓰던 앱에서는 오늘 돈을 보내도 가족들은 2~3일 뒤에야 출금이 가능해 불편했다.

국내 1호 소액 해외송금 전문기업 이나인페이는 이 불편함을 해소해 한국 거주 외국인 회원 30만명을 확보했다. 사명 이나인페이는 외국인노동자가 주로 쓰는 'E-9 비전문직 취업비자'에서 따왔다. 이나인페이는 외국인의 금융 서비스 이용 문턱을 낮추면서 입소문이 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이나인페이와 '신사업 추진 및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계좌 개설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나인페이에서 해외송금이 가능한 국가의 수는 당발송금 기준 22개, 타발송금 기준 126개에 달한다.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는 지난 2월부터 한국 거주 외국인 맞춤형 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월 26~27일에는 신한은행 안산금융센터에서 러시아,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과 노동자 100여명의 계좌 개설을 도왔다. 신한은행 디지털사업부, 안산커뮤니티 직원은 물론 이나인페이의 다국적 CS팀원들이 소비자와 소통했다.

신한은행 안산금융센터는 한국 최대의 외국인 거주 인구를 보유한 안산시의 대표적인 점포다. 지난 1월 기준 안산시에는 9만6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도시 인구 중 14%에 달한다. 대부분 반월·시화 공단 노동자들이다. 신한은행은 이들의 금융서비스 이용과 고향으로의 송금을 지원하기 위해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의 첫 시행지로 안산을 골랐다.

이번 서비스 이용을 받는 외국인 고객들은 이나인페이의 모바일 앱에 신한은행 계좌를 연동해 해외송금을 하면 18개국에 간편 온라인 송금이 가능하다. 서비스 개시에 맞춰 일 거래 한도도 최대 3000만원으로 늘렸다. 은행 업무시간이 근로시간과 겹쳐 은행을 찾기 어려운 이들을 직접 찾아간 결과 국내 거주 외국인들 사이에서 '편리한 서비스'로 입소문이 났다. 한국 말이 서툰 외국인 소비자를 위해 8개국 이상의 직원으로 구성된 이나인페이의 다국어 CS팀이 모국어로 개좌 개설도 맞춤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대면 계좌 개설 지원 서비스가 '포용 금융'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비스형 뱅킹(BaaS)의 확대 사례라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계좌 인프라를 이나인페이에게 개방하고, 이나인페이가 해외송금 노하우와 다국어 고객 지원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제공함으로써 포용금융을 이어갈 방침이다.

성균관대 경제학부에 다니는 베트남 유학생 찬녹칸린(22)씨는 "한국에서 당일 송금하면 베트남에서 당일 출금이 가능하다는 친구의 설명을 듣고 오늘 서비스 현장에 왔다"면서 "서비스 UI가 직관적이고 깔끔한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 있는 우리 엄마에게도 전화로 쉽게 앱 사용법을 알려줄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고 쉽다"고 말했다.

서우창 신한은행 디지털사업부 수석은 "외국인 고객의 수는 빠르게 늘어가는 반면, 이들이 은행의 문턱을 넘기가 여전히 어렵다"면서 "외국인 고객을 위한 찾아가는 계좌개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따뜻한 포용금융 실천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5월 외국인 비대면 계좌개설 및 체크카드 신청 서비스가 도입되기 전까지 외국인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계좌 개설 서비스를 약 3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다.


이인한 이나인페이 세일즈매니지먼트실장은 "오늘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의 외국인 수백여명이 이곳 현장을 다녀갔다"면서 "인터넷은행은 물론 일반 은행 앱도 쓰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비대면, 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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