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작은 감사가 만든 큰 변화…우리 결혼생활은 더 단단해졌다 [Guideposts]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9 18:16

수정 2024.04.09 18:35

남편의 기도 제릴린 로워리
독립해 떠난 자식부터 직장 동료
그리고 전쟁을 겪는 사람을 위해
남편의 식전기도는 점점 길어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함께 나누며
내 배우자가 얼마나 사려깊은지
하나님이 알게 해주심에 감사한다
남편의 식전 감사 기도는 날이 갈수록 길어졌다. 이미 성장해 집을 떠난 아이들에 대한 기도는 물론, 주변 지인들의 시시콜콜한 일까지 감사 기도에 포함시켰다. 어떤 날을 전쟁 중인 나라나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기도에 넣기에 지나치게 큰 건 없다"고 생각했다.
남편의 식전 감사 기도는 날이 갈수록 길어졌다. 이미 성장해 집을 떠난 아이들에 대한 기도는 물론, 주변 지인들의 시시콜콜한 일까지 감사 기도에 포함시켰다.
어떤 날을 전쟁 중인 나라나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기도에 넣기에 지나치게 큰 건 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님, 우리 가족, 친구, 음식에 감사드려요. 엄마들, 아빠들, 이모들, 삼촌들, 사촌들, 반려견들에 대해서도 감사드려요."

우리 아이들이 저녁 식사 전 기도를 맡았을 때에는 시간이 한참 걸렸다. 제러드가 하나님께 농구팀의 승리에 대해 감사드리든, 조던이 수학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서 감사드리든 간에 식전 감사 기도가 되기에 너무 하찮은 일은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남편 크리스와 함께 식탁에 자리 잡고 앉아서 '요즘에는 우리가 저녁 식사를 훨씬 일찍 마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다 자라서 대학을 졸업하고 멀리 이사했다. 이제는 빈 둥지를 지키는 우리 둘이 번갈아 가며 식전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우리 가족, 친구, 음식에 감사드립니다…."

남편 크리스가 아이들이 오랫동안 해오던 기도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했다. 남편이 짧고 듣기 좋은 기도를 할 줄 알았는데, 그는 계속했다.

"제러드, 조던, 둘의 일자리와 새로운 집도 감사드립니다…."

크리스와 나는 이렇게 같이 기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덕분에 남편의 다른 면에 눈을 뜨게 되었다. 남편이 식전 감사 기도를 올리는 저녁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의 사무실은 한 시간 떨어진 인디애나폴리스에 있었고, 일하는 동안에는 남편을 볼 수 없었다. 남편의 저녁 식사 기도는 그의 하루가 어땠는지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

"빌에 대해 감사드려요. 이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그가 고생한다는 걸 알아요." 어느 저녁에 크리스가 말했다. 남편 역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식전 감사 기도를 드릴 차례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 프로젝트에서 남편을 지지해 주십사 부탁드렸다. 다른 저녁에 크리스는 병을 치료 중이거나 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동료들을 언급했다. 그러면 나도 기도에 그들을 덧붙여 말했다.

때로 크리스의 식전 감사 기도는 훨씬 더 멀리 나아갔다. 전쟁 중인 나라의 사람들이나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도 있었다. 기도에 넣기에 지나치게 큰 건 없었다. 식전 감사 기도는 식사 중의 활기찬 대화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남편이 얼마나 자상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인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면서 우리의 저녁 식사 기도 습관이 바뀌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이용해 우리 결혼 생활을 건실하게 만드실 줄은 짐작도 못했다.
매번 그 점에 감사드린다.

■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Amazing Grace

"Thank you, God, for our family, friends and food. Thank you for our mamaws, papaws, aunts, uncles, our cousins, our dogs…."

With our children in charge of the prayer before dinner, grace could take a long time in our house. Whether Jarrod was thanking God for his basketball team's victory or Jordan was giving thanks for a good grade on her math test, nothing was too small to add to their graces.

We're finishing dinner a lot earlier these days, I thought one evening as my husband, Chris, and I sat down to the table. Our children were grown. They'd graduated college and moved away. The two of us empty nesters took turns saying grace now.

"Thank you, God, for our family, friends and food…" Chris said, automatically repeating the words our kids had prayed for so long. I expected him to make it short and sweet, but he went on. "Thank you for Jarrod and Jordan, for their jobs, for their new homes…."

Chris and I had never really prayed together like this. It opened my eyes to a different side of my husband.

I began to look forward to the evenings he said grace. Chris's office was in Indianapolis, an hour away, and I didn't see him during the workday. His dinner table prayers gave me insights into how his day had gone.

"Thank you for Bill," Chris said one evening. "I know he's struggling to make this new project work." That means Chris is struggling with the new project too, I thought. When it was my turn to say grace, I asked God to support him in that. Other nights, Chris might mention colleagues who were dealing with illness or family challenges, and I'd add them to my prayers.

Sometimes Chris's graces went farther afield. For people in countries at war. Or for those who'd lost their homes to a flood. Nothing was too big to be included. The graces not only led to lively conversations over dinner but also reminded me how thoughtful and caring my husband is.

I knew our dinnertime prayer habit would change when our children left home. I never guessed that God would use it to strengthen our marriage. I'm thankful for that every time I say grace.

글·사진=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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