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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사과’ 이유 있었네… 기후변화 인한 사과·배 서리 피해 늘었다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0 19:35

수정 2024.04.10 19:35

6년간 지급 보험금 8633억 달해
서리 발생 길어 봄철 빈도 높아져
생산량 감소 이어져 물가에 영향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기후변화로 인한 사과·배의 서리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다. 봄철(3월 하순∼4월 말) 서리 발생이 늘어난 데다 개화 시기도 앞당겨지며 착과(열매를 맺는 것)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와 배 봄철 서리 피해에 지급한 보험금은 8633억원에 이른다. 사과·배 농가에 지급된 총보험금(1조3697억원)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를 기준으로도 사과·배 관련 총보험금(2658억원) 중 착과 감소로 인한 보험금은 1684억원(63.4%)에 달했다.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와 배 착과 수량이 전년 대비 각각 16.5%와 31.8% 줄면서다.

특히 올해 급등한 과일가격의 주원인은 생산량 감소였다. 냉해 피해가 늘어나며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셈이다. 올해 1·4분기 사과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109% 상승했다. 배 가격도 같은 기간 148% 올랐다.

서리 피해에 탄저병까지 겹쳐 작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배 생산은 18만4000t으로 26.8% 줄었다.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외국어대 대기환경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기후온난화로 봄철 서리 발생 빈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빈도가 높아지는 중이다.

한반도 기온은 상승 추세지만 반대로 끝서리는 점차 늦어지는 추세다. 서리 발생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충청, 경상, 전라 지역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서리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거의 매년 수량과 품질 동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연구원은 사전예방, 사후보상, 사후관리로 3단계 체계를 구축해 봄철 서리 피해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온풍기, 살수 시스템, 방상팬 등 봄철 서리피해 예방에 필요한 장비 구입을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일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대책(2024∼2030년)을 발표하고 봄철 저온피해를 비롯한 재해예방시설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전국 사과·배 과수원 가운데 봄철 서리를 막을 수 있는 방상팬과 미세살수장치 등이 설치된 면적은 지난해 1.1%에 불과하다.
올해 추가 설치분까지 더해도 2.2%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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