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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상품 무역 반등 전망, '중국산' 제재 주목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1 13:41

수정 2024.04.11 13:41

WTO,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상품 무역 2.6% 증가 전망
지난해 1.2% 감소에서 반등, 중국산 반감 커지면 반등폭 줄어들 수도
지난 1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수출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수출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이례적으로 줄어들었던 전 세계 상품 무역 규모가 올해와 내년에 반등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반등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무역 전망과 통계’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상품 무역 규모가 2.6% 커지고 내년에는 3.3%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추정치는 WTO의 지난해 10월 예측(3.3%)보다 0.7%p 감소했다.


세계 상품 무역 증가율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인 2018년에 3.2%를 기록했으나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0.4%로 급감했다. 상품 무역은 2020년에 5% 감소한 이후 이듬해 9.6% 급증했다. WSJ는 팬데믹에 따른 방역 통제로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상품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상품 무역은 2022년까지 증가했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방역 조치가 해제된 지난해 1.2% 감소했다.

WSJ는 지난해 상품 무역 감소에 대해 유럽의 식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들어 세계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가계의 소비력이 회복중이라고 설명했다.

WTO의 랄프 오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매체 CNBC를 통해 “지난해 각국에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면서 상품 무역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상품 수출이 가장 증가하는 지역은 아프리카(5.3%)로 추정된다. 러시아를 포함한 옛 소련 국가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의 수출은 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3.6%), 중동(3.5%), 아시아(3.4%)에서도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WTO는 유럽의 상품 수출 증가율을 1.7%로 예상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증가 폭이 낮다고 평가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보고서 발표와 함께 성명을 내고 "세계 무역 회복을 향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성장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분쟁과 무역 분열 등의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WTO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한 정책으로 상품 무역 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서 넘어오는 저렴한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설비를 억제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세운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같은 국가들도 중국의 저렴한 철강이나 화학제품 등의 수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상품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4.2%로 압도적인 1위였으며 2위는 미국(8.5%)이었다. WTO는 이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역시 지정학적 불안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품 무역이 증가해도 경제 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WTO는 상품 무역이 감소했던 지난해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7%로 예상했으며 올해와 내년은 각각 2.6%, 2.7%로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서비스 무역 규모는 전년 보다 9% 증가하여 2022년(15%)보다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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