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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범야권 '압승'에 黨政大 줄사퇴..尹대통령 고강도 국정쇄신 약속 [4.10 국민의 선택]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1 15:39

수정 2024.04.11 15:39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4·10 총선 민심의 평가는 정부·여당·대통령실에 대해 준엄한 경고장을 날렸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한 팍팍한 삶, 다양한 대통령실 논란 등이 정권심판론 프레임으로 연결되면서 인물 경쟁력이나 이슈 몰이, 구도라는 선거 방정식 값 모두를 '심판론 블랙홀'이 빨아들였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국정수행 기간의 한 복판이자,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제22대 총선도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준엄한 민심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해 고강도 국정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국정 보좌를 잘못한 책임을 지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은 사의를 표명했고, 난파 위기의 여당호(號)를 새롭게 이끌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거대 범 야권의 '압승'에다 윤 정부와 사법적 대척점에 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원내 진입 등으로 앞으로 남은 윤 정부의 3년도 각종 특검법 및 민생법안 재추진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어느때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여권 일각에선 국정쇄신 시나리오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개최를 비롯해 내각 구성시 야당 협치, 여야정협의체 부활, 연정 등이 거론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민주당·민주연합은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08석을 확보했다. 비례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12석을 가져갔으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제3지대는 각각 3석, 1석, 1석을 획득했다.

여당 참패가 확정되자 엄중한 민심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고강도 국정 쇄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표명도 잇따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수석비서관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을 받들자면 국정을 쇄신해야 하는게 당연하고 국정을 쇄신하려면 인적쇄신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에서 압도적 대승을 거둔 이재명 대표는 여야가 힘을 모아 민생경제 위기 해소에 집중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은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겠다. 국민 여러분께 거듭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을 살리는 민생 정치로 국민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례 돌풍의 주역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곧바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향후 순탄치 않은 정국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조 대표는 이날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양당의 의석 독식에 제3지대는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 출마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0석이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반면 극적인 반전으로 3석을 확보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새로운 도전에 나설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 대표의 경우 정치 입문 13년 만에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이 대표는 "왜 당을 옮겨서 이렇게 출마할 수 밖에 없었을 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곱씹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여당 참패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도 방향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정부서울청사, 세종청사 등 관가는 이날 선거 기간 분출된 수백개 정책과제를 선별하고 현안점검에 집중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들 배부분이 총선 이후 입법을 전제로 발표된 것들이라 사실상 추진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등에서 나온 정책들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에 들어갔다. 아울러 정권 심판의 기저에 깔린 물가 불안을 진정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출렁이는 대외변수 관리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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