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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엇갈린 광물 가격… 철강·전선업계 함께 웃는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1 18:10

수정 2024.04.11 18:10

‘최고치’ 구리, 제품가 즉각 반영
‘바닥’ 철광석은 시차 두고 반영돼
두 업계 나란히 "실적 개선 기대"
‘극과 극’ 엇갈린 광물 가격… 철강·전선업계 함께 웃는다
산업계의 대표 원재료인 철광석과 구리 가격이 각각 연중 최저·최고치를 보이는 가운데 철강업계와 전선업계는 나란히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된 가격 흐름이지만 구리는 원료가 상승이 제품가에 즉각 반영되는 반면, 가격이 떨어진 철광석은 대체로 시차를 두고 제품가에 반영되는 구조라 두 업계의 수익성에 똑같이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 철광-구리, 지난해 말부터 '꿈틀'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월 평균 북중국(CFR) 철광석(FE 62%) 현물 가격은 t당 101.8달러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같은 기간 구리는 t당 9181.2달러로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두 광석 가격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지난해 말부터다. 지난해 12월 철광석 가격은 t당 136.4달러에서 올 1월 135.1달러, 2월 124.9달러, 3월 109.5달러로 떨어졌다.
구리는 지난해 11월 t당 8174달러에서 12월 8394.1달러, 올 3월 8675.6달러로 올랐다.

철광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이다. 올해 설 연휴 이후 중국의 수요 회복 기대가 있었지만 제품 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 등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반대로 구리는 중국 제련소의 감산, 남미 구리 광석 공급 감소 등의 이유로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구리 공급이 지속 감소하면서 내년 초 t당 1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구리의 경우 원료가 상승이 전선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는 구조라 1·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철강업계도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철광석은 통상적으로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철강 제품 판가에 반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진 철광석 가격이 올 1·4분기 제품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은 원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수익성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철강-전선업계 실적 개선할듯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105.7%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115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4분기 22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프앤가이드는 2·4분기에도 철강사들이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선업계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선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구리 자산 평가액이 늘어나는 것도 호재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전선사는 일정 규모의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다"며 "구리 가격이 오르면 재고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득"이라고 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대한전선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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