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가계대출 1년만에 1조6천억 감소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1 18:18

수정 2024.04.11 18:18

3월 잔액 1098조6천억
주담대 증가폭 줄어 5천억
정책금융 빠져 '착시효과'도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금리로 인해 신용대출과 정책모기지(특례보금자리론) 등 상환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통계에서 빠진 '착시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한 109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7000억원) 이후 계속돼 온 증가세가 12개월 만에 처음 꺾인 것이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도입과 함께 기존 은행 재원으로 집행되던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3월 중순까지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집행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신생아특례대출을 포함한 버팀목·디딤돌 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통상 2~5월경 자체 재원으로 우선 공급하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이차보전 형태로 은행 재원을 끌어다 쓴다.
은행권 재원으로 공급되는 정책대출은 가계신용 통계에는 포함되나 은행 가계대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주담대를 분류해 보면 주택도시기금 주담대는 지난 1개월간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월 3조4000억원가량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 자체 주담대가 2조원 늘어 전월(3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고,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감소폭은 1조8000억원을 유지한 가운데서다. 이에 주담대 증가폭 역시 전월(4조700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5000억원에 그쳤다.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전월에 이어 상당폭(2조8000억원→2조1000억원) 감소했다.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낀 차주가 신용대출을 계속해서 갚고 있는 데다 은행들은 분기 말 부실채권을 매·상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은행들은 일찌감치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과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맞물리며 큰 폭 증가하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기업대출은 전월 8조원 증가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10조4000억원이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대기업대출(3조3000억원→4조1000억원)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에도 일부 대기업의 시설자금 수요가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대출(4조7000억원→6조2000억원)도 은행권의 대출영업 강화, 중소법인의 법인세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편 은행과 함께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줄어들며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도 4조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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