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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초신성의 엄청난 빛은 제트 때문?[알송달송 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2 17:00

수정 2024.04.12 17:00

세계 천문학자들 역대 최고의 감마선 폭발 관측
24억 광년 거리 궁수자리에서 발생해 수백초 지속
6개월 후 다시 봤지만 이전의 강력한 감마선 없어
분석 결과 당시 빛은 제트서 분출된 빛으로 판단
노스웨스턴 대학교 피터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과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초신성을 처음으로 감지, GRB 221009A가 대량성 별의 붕괴로 인한 결과임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사건이 호스트 은하의 밀집한 별 형성 지역에서 발생했음을 관측했습니다. 이 사진은 GRB 221009A에서 비롯된 좁은 상대론적 제트와 초신성 폭발을 통해 발사된 별의 잔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런 M. 겔러 제공
노스웨스턴 대학교 피터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과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초신성을 처음으로 감지, GRB 221009A가 대량성 별의 붕괴로 인한 결과임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사건이 호스트 은하의 밀집한 별 형성 지역에서 발생했음을 관측했습니다. 이 사진은 GRB 221009A에서 비롯된 좁은 상대론적 제트와 초신성 폭발을 통해 발사된 별의 잔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런 M. 겔러 제공
[파이낸셜뉴스] 해외 천문학자들이 지난 2022년 10월 역사상 가장 밝은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별이 붕괴하면서 내뿜는 빛 중 가장 밝았다고 합니다. 이 감마선 폭발이 거대한 별의 붕괴, 즉 초신성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은 이 발견으로 하나의 미스터리가 해결됐지만 이와 동시에 또다른 미스터리를 가져왔다고 하네요. 과연 이 미스터리가 무엇일까요.

12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22년 10월 9일에 관찰된 가장 밝은 감마선 폭발(GRB)인 'GRB 221009A'가 블랙홀에서 내뿜는 제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이들이 관측하고 연구한 내용을 살펴볼까요.

역사상 가장 큰 별의 폭발?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교 천체물리학자와 국제 연구진은 2022년 10월 'GRB 221009A'의 감마선을 관측했습니다. 이때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이 감마선 폭발이 거대한 별의 붕괴, 즉 초신성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 거죠.

당시 감마선 빛이 지구를 덮쳤을때 너무나 밝아서 세계 감마선 탐지기 대부분이 반응했다고 합니다. 이 강력한 폭발은 지구로부터 약 24억 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방향에서 발생했으며, 지속 시간은 수백 초 동안 계속됐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 물리학부 천문학과 웬파이 펑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한 감마선 폭발 중 10배 이상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노스웨스턴대학의 피터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감마선을 탐지하는 인공위성이 기록한 중 가장 높은 에너지의 빛 입자를 만들어냈다"며 "이는 지구가 1만년에 한번 볼 수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거대한 별이 폭발하면서 역사상 가장 밝은 감마선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때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가설을 테스트할 기회를 얻었지만 여기에서 무거운 원소의 흔적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넘치는 감마선 폭발에서 무거운 원소를 생성하지 않았다는 거죠.

천문학자들은 연구진은 이 사건 자체를 관찰하기보다는 이후의 단계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감마선 폭발을 처음 감지한 지 약 6개월 후 JWST를 사용해 그 여파를 조사했습니다.

블랜차드 박사후연구원은 "감마선 폭발이 너무 밝아서 폭발 후 상당기간 초신성의 특징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감마선 폭발의 잔광은 마치 나를 향해 돌진하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처럼 자동차 자체를 볼 수 없게 했다고 묘사했습니다. 때문에 연구진은 초신성을 보기 위해 감마선 빛이 감소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다시보니 평범한 초신성

이후 연구진은 JWST의 근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해 적외선 파장에서 빛을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엄청나게 밝은 감마선 폭발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고 합니다.

이때 일반적인 초신성에서 발견되는 칼슘과 산소 같은 원소를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6개월 전에 관측했던 감마선보다 더 밝지 않았던 겁니다. 즉 일반적인 초신성처럼 보인거죠.

그렇다면 2022년에 발견했던 초신성은 왜 그렇게 밝았을까요. 이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초신성의 빛과 그 이전의 밝은 잔광의 빛을 분리하기 위해 JWST 데이터를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전파간섭계 망원경 'ALMA'의 관측 결과와 결합했습니다.

유타대학교 물리학 및 천문학 탄모이 라스카르 조교수는 "폭발이 발견된지 몇 달이 지난 뒤에도 잔광은 JWST 스펙트럼에서 많은 빛을 제공할 만큼 충분히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결합하면 JWST 관측 당시 잔광이 얼마나 밝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하고 초신성 스펙트럼을 신중하게 추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체물리학자들은 하나의 별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초신성과 기록적인 감마선 폭발이 함께 생성됐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라스카르 조교수는 "이것이 상대론적 제트의 모양이나 구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까지 빨아들이지만 중심부에서 양쪽 방향으로 강력한 가스를 발사하는 제트도 있습니다.
그 속도가 빛의 속도와 맞먹는다고 하네요. 빠르게 회전할 때 거대한 별은 블랙홀로 붕괴돼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발사되는 제트를 뿜어냅니다. 이 제트가 좁으면 더 집중되고 더 밝은 광선을 만들어내죠.

라스카르 조교수는 이것은 좁은 기둥에 손전등의 광선을 집중시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감마선 폭발에서 볼 수 있었던 가장 좁은 제트중 하나였으며, 잔광이 왜 그렇게 밝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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