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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 중국 자본도 들어간다"...이곳에 '현물 ETF' 승인된다면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2 14:14

수정 2024.04.12 14:14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로고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로고

[파이낸셜뉴스] '아직 한 발 남았다.'
비트코인 가격을 1억원으로 끌어올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호재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홍콩이다. 홍콩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 중국 본토 자금까지 비트코인에 간접투자할 수 있어 더 큰 호재로 작동할 전망이다.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2호 되나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74% 상승한 7만11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전일 대비 1.19% 오른 1억10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인 시장에도 위기감이 돌았지만, 가격대를 유지한 것이다. 이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이달 중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에서 다음 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첫번째 승인 발표가 날 것이라고 전해졌다. 만약 성사된다면 홍콩은 미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는 시장이 된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이후 현재까지의 누적 자금 순유입액은 우리돈 17조원을 돌파하며 비트코인 급등세를 주도해 왔다.

홍콩과 중국 자산운용사 중 최소 4곳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화샤기금(ChinaAMC), 하비스트 (Harvest) 펀드 매니지먼트, 보세라자산운용의 홍콩 자회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비스트펀드와 화샤기금에 대해 가상자산 관련 펀드 관리 서비스 제공을 허가한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두 회사는 이번 허가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시작하기 위한 첫 단계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현지 전문가들은 홍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콩 소재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메타알파의 최고경영자(CEO) 아드리안 왕은 "홍콩에서 ETF의 중요성은 매우 광범위하다"며 "새로운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고 가상자산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투자할 곳 없는 中 자본, 비트코인에 몰릴 것"

코인업계는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부동산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표류 중인 중국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매크로 분석가 노엘 애치슨은 중국 투자자들이 자국 내 부동산·건설 시장 문제, 증시 침체 때문에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금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의 한 금 연계 ETF 상품에는 투자자들이 몰려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애치슨은 "비슷한 식으로 비트코인에 상당한 자금 흐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우려가 커질 경우 암호화폐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당국은 자국민 상당수가 (ETF) 승인 여부와 관계 없이 실물 자산으로 투자를 다각화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아마도 미국 경제와 관련이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코인거래소 코빗의 리서치센터도 “중국 정부가 본토에서의 가상자산 발행과 투자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반면, 홍콩은 미국 뉴욕과 경쟁할 금융 허브로 키우려는 의지가 크다”며 “홍콩은 본토에서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최대한의 자율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소재 10x리서치의 마르쿠스 티엘렌은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지난 2013년 소액 투자자들이 주도한 강세장과 비슷한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며 "당시 중국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기존 10달러에서 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랠리는 중국 정부가 같은해 12월에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의 70%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최근 주식 시장과 함께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K33리서치의 수석 분석가 베틀 룬데는 홍콩에서의 ETF 승인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미국에서 나타난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두개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올해 2배 이상 자산이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들의 총 규모는 2000비트코인 미만으로 미국에 상장된 선물 ETF의 2%에 불과하다고 베틀 룬데는 꼬집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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