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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행 비행기까지 돌렸다”..日·동남아 여행, 1분기 사상 최대 수준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4 16:07

수정 2024.04.14 16:07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표시된 오사카·간사이 편명 정보. 뉴스1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표시된 오사카·간사이 편명 정보. 뉴스1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동남아 수송실적 추이
지역 1·4분기 수송객 증가율
일본 50.2%
베트남 41%
필리핀 26.7%
말레이시아 24.3%
태국 16.3%
(출처: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지역에 집중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LCC는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여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장거리용 비행기를 긴급 투입한 곳까지 등장했다.

日·베트남·필리핀, 여객 수요 급증
1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적사들의 일본·동남아시아 수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이 기간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수송실적(출발·도착 합계)은 622만7586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0.2% 급증했다. 동남아시아 대표 여행지 베트남은 41%, 필리핀 26.7%, 말레이시아 24.3%, 태국 16.3%씩 여객이 크게 늘었다.

국내 주요 LCC들의 일본·동남아 노선 수송실적도 가파르게 올랐다.
에어부산이 올해 1·4분기 수송한 인천~일본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0% 급증한 15만4000여명이다. 같은 기간 인천~동남아시아 승객도 796% 늘어난 6만9000여명을 실어 날랐다. 진에어도 이 기간 인천~일본 69만여명, 동남아시아 43만여명을 수송하며 전년 대비 각 32.7%, 22.9% 성장했다.

이처럼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건 △거리 △엔저 지속 △저렴한 물가 등으로 압축됐다. LCC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행지는 대부분 6시간 내로 가는 곳이 많다”며 “장거리는 부담이 큰 여행객들이 단거리(여행지)로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저가 이어지는 점과 한국 대비 저렴한 동남아시아 지역 물가도 매력으로 다가갔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100엔 당 원화 가격은 903.78원으로 여전히 900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드니 장거리 항공기도 투입
일본과 동남아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LCC는 장거리용 기재를 단거리 노선에 투입하는 일도 벌어졌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4분기 인천~시드니를 주로 가는 A330-300 항공기를 인천~일본 오사카 노선에 한 두 차례 배치했다. LCC 관계자는 “그만큼 해당 여행지를 찾는 승객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동남아 노선에 집중하는 LCC들의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제주항공의 올해 1·4분기 매출이 4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오른다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 매출은 3877억원으로 10%, 티웨이항공은 4069억원으로 14% 성장한 것으로 내다봤다. 예측대로라면 3곳 모두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게 된다.

다만 높은 항공유 가격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상당수 LCC의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1·4분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 진에어 6.8%, 티웨이항공 14.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LCC 관계자는 “인천~일본·동남아 노선 탑승객이 모두 90%를 넘는 등 여행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호 여행지가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이동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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